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거듭해온 도지원(42)이 순수한 자아를 찾았다. KBS1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에서 그는 9살에 정신연령이 멈춘 해외 입양아 안나 역으로 안방에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미혼모인 안나에게는 아들 동해(지창욱)만이 유일한 혈육으로, 부족한 엄마이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순수한 모정을 지닌 인물이다.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런 숙제가 주어졌을까’ 걱정했어요. 힘들게 캐릭터 공부를 해야 하는 숙제 말이죠. 그런데 시놉시스를 읽으면서 ‘오드리 헵번처럼 순수한 여자. 지고지순한 모정’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안나에 너무 빠져들어 혼자 집에서 대본을 읽다가도 슬펐다가 즐거웠다가를 반복하며 안나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심리 상태도 변한다.
“대사 하나하나에 심취할 수밖에 없어요. 안나와 동해는 둘이 아니라 하나여야 하는 애틋함 때문에 늘 빠져 있게 돼요. 제 감성이 많이 변해 가고 있고, 이 드라마를 하고는 감성적으로 성장할 것 같아요.”
“드라마를 하며 이처럼 스킨십을 많이 한 적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지창욱을 향해 뜨거운 모정을 보여준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처음에는 너무 서먹했어요. 그러다가 딱 한 번 찡한 감정을 서로 주고받은 적이 있었죠.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주고받게 됐고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저희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갈지도 궁금해요.”
올해 누구보다 분주하게 연기활동을 하고 있다. 8개월간 KBS2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에서 열연했고, 3개월 만에 다시 일일연속극에 승차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1위를 질주하고 있어 그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캐릭터 변화가 제게 가장 컸죠. 얄미운 이혼녀 엄청난 역에서 순수한 미혼모 안나로, 정말 엄청난 변화죠. 힘들지만 이렇게 바꿀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행복이에요.”
데뷔 초기에 그저 순수하고 고상한 여성만 연기했다는 그는 “뭬∼야”라는 유행어를 남긴 사극 ‘여인천하’가 자신의 캐릭터를 바꾸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했다.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실제 나는 어떤 사람일까 고민하게 돼요. 이번 드라마는 제가 추구하는 순수한 여인의 모습을 다시 찾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세상에 때 묻은 성인들도 누구나 맑은 내면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사진/서승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