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천안함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가요계가 예상치 못한 프로야구 열기로 또 한번 주춤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프로야구가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로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케이블 스포츠채널을 통해 중계하던 시즌 때와 달리 준플레이오프부터 지상파에서 동시에 중계를 하면서 정규 편성 프로그램의 취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10일에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으로 SBS ‘인기가요’와 ‘일요일이 좋다’가 모두 결방됐고, 13일에는 한국시리즈 1차전 중계로 KBS2 ‘뮤직뱅크’가 취소된다. 음악방송은 가수들의 음반활동에 기반이 되고 홍보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방은 직접적인 피해를 불러일으킨다.
10일 ‘인기가요’는 오후 5시30분 이전에 야구가 끝날 경우 생방송으로 진행한다는 공지를 남겼지만 결국 취소돼 오전부터 준비한 출연 가수와 스태프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8일 ‘뮤직뱅크’에서 컴백 1주일 만이자 데뷔 1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던 비스트는 ‘인기가요’ 1위와 ‘뮤직뱅크’ 2주 연속 1위를 노렸지만 상승세가 꺾였다.
11일 새 음반 ‘스틸 2:00PM’을 발표한 2PM은 14∼17일 음악 프로그램에 줄줄이 출연하며 화려한 컴백쇼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뮤직뱅크’의 결방으로 한풀 기가 꺾이게 됐다.
신인 가수에게는 피해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10인조 혼성그룹 남녀공학, 6인조 남성그룹 달마시안 등 갓 데뷔한 신인들에게 음악방송은 얼굴을 알리기 위한 절호의 기회기 때문이다.
한 신인가수 매니저는 “신인이나 중소 기획사 가수에게 음악방송 출연은 생계와 관련된 일이다. 야구가 인기 있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천안함 사태 때 같은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