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죽은 아내의 ‘잔인한 초대’

[메트로 리비우]노라 없는 5일

마리아나 체닐로의 ‘노라 없는 5일’의 주인공 노라는 시작 몇 분을 제외하면 영화 러닝타임 내내 시체가 되어 자기 아파트 구석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극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의지를 발휘하는 사람은 표면적인 주인공인 전남편 호세나 가족, 친척들이 아닌 노라다. 20년 전 이혼했지만 여전히 전남편의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노라는 어느 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초대 전화를 걸고 요리 준비를 한다. 전처에게 배달되었지만 자기 아파트에 전달된 냉동고기를 갖다주려 노라의 집을 찾은 전남편 호세는 아내가 그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될 수 있는 한 아내의 장례를 조용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호세의 노력은 노라가 사전에 세워놓은 정교한 계산으로 계속 무산되고, 그는 어쩔 수 없이 노라가 초대한 사람들과 함께 아파트를 지키며 죽은 아내와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계속 되씹으며 장례식까지 5일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잔인한 러브 스토리다. 오로지 죽음을 통해서만 자신의 감정과 진실을 전할 수 있는 여자와, 그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모든 진실을 깨닫는 남자의 이야기다.

한없이 어두운 이야기일 것만 같지만, 이 모든 것을 오히려 경쾌한 인간 코미디로 끌고 간다. 관객들은 주인공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를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게 된다.

그것은 노라가 자신의 죽음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에도 여전히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인물이고, 감독이자 작가인 마리아나 체닐로 역시 그런 유머 감각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개봉.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