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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탈북’ 황장엽과 ‘월북’ 최덕신

[오늘의 시선]

1997년 북한을 탈출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직전까지 안가에서 경호원으로부터 신변보호를 받아 왔으며, 게다가 타살로 볼 만한 흔적이 없어 당국은 자연사로 최종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씨가 숨을 거둔 날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3대 세습을 온 천하에 홍보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신들까지 초청하여 평양에서 대대적인 노동당 창건 축하행사를 펼쳤으며, 이는 일부 외신을 타고 생방송되기도 했었습니다. 바로 그날 김일성 주체사상을 집대성한 그가 사망한 것입니다.

그의 장례는 ‘통일사회장’으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명예 장례위원장을,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는데 전직 대통령이 장례위원을 맡은 경우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는 사후에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추서받고, 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됐습니다.

한편 황씨에 대한 훈장 추서 및 현충원 안장을 두고 진보-보수진영 간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보수진영은 그가 탈북하여 북한의 실상을 공개한 공로 등을 높이 평가했지만, 진보진영은 그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황씨의 현충원 안장을 지켜보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최동오 선생의 아들로, 그 자신 역시 광복군에서 활동했던 최덕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한국전쟁 때 11사단장으로 참전했으며, 예편 후엔 외무부 장관, 서독대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후 천도교 교령으로 활동하던 그는 76년 미국으로 건너가 반유신 활동을 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눈 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86년 아내와 함께 월북하여 조선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 북측의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월북 3년 뒤인 89년 사망한 최씨는 평양 교외에 있는 애국열사릉에 묻혔습니다. 이곳은 남한의 현충원과 같은 곳입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을 정립한 황씨는 남한의 현충원에, 남한에서 장관 등 고위직을 지낸 최씨는 북한의 애국열사릉에 묻힌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뒤로 미루기로 하되, 분단이 빚어낸 이들의 엇갈린 운명이 얄궂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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