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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둘레길과 케이블카

[박태정의 Green & View]

영국의 등반가인 조지 말로리는 ‘산이 거기에 있어 간다’고 했다지만 많은 이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아마도 ‘초록’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 즈음에는 ‘빨강’으로 변하는 숲을 말하는 겁니다. 유전자 속을 흐르는 원시자연을 향한 회귀본능 같은 것일 수도 있고요. 숲에 들면 마음이 참 편해집니다.

한때 지리산 천왕봉을 몇 차례 올랐느냐를 자랑스레 말하곤 했습니다. 적어도 1박2일에 거쳐, 주변 둘러볼 여유 없이 앞사람 따라 쉼 없이 올라야 닿을 수 있는 그런 곳이라서였겠지요. 한데 요즘엔 ‘둘레길을 몇 번 돌았네’라는 말에 힘을 주는 경우를 간혹 봅니다.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정상 정복 산행이나 산자락을 휘감고 도는 산행이나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집니다. 산행이 어떻게 자연과 대립 없이 만나고 지속 가능한 생태 서식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는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물론 둘레길의 존재는 산을 찾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를 겁니다. 그냥 힘겹게 정상에 오르지 않아 좋은 이들도 있을 테지요. 그래도 이왕이면 산이 거기 계속 그렇게 있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한자락 품고 조심스레 찾으면 좋지 않을까요.

전국 명산에 케이블카 설치 소식을 접합니다. 힘들이지 않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주능선에 집중되는 이용압력을 분산시켜 산림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둘레길의 존재 이유가 어째 허황돼 보입니다. 정상 주위의 생태 서식지 파괴가 눈에 훤하기 때문이겠죠.

같은 산에 둘레길과 케이블카가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직 어설픈 산행문화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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