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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그 흔한 불륜에 대한 그럴듯한 보고서

[필름 리비우]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부부가 각자 바람이 난다는 줄거리는 초등학생들이 즐겨 보는 일일연속극에서도 이제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한마디로 불륜이 옳다 그르다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다. 문제는 얼마나 ‘쿨하고 간지 나게’ 불륜을 저지르냐일 텐데, 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참을 수 없는’은 유행을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 비교적 진지하면서도 사실적인 관점으로 남녀상열지사를 바라본다.

출판사 직원 지흔(추자현)은 단지 미혼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가장 먼저 해고를 당하고, 7년을 사귄 남자친구에게마저 이별을 통보받는다. 빈털터리가 된 지흔은 의사 남편 명원(정찬)을 둔 친구 경린(한수연)의 집에 얹혀살기 시작한다. 마냥 고집스러워 보이던 명원이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지흔은 점차 매력을 느끼고, 명원도 묘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한편, 실내 암벽등반 연습장에서 우연히 만난 동주(김흥수)와 짜릿한 불륜에 빠진 경린은 동주가 남편의 직장 후배란 사실을 알게 되지만, 불륜 행각을 멈추지 못한다.

폼 나게 혹은 지극히 ‘막장’에 가까운 시선으로 불륜의 현재 진행형을 다루는 몇몇 영화들에 비해, ‘참을 수 없는’은 부부, 아니 남녀가 근본적으로 공유해야 할 인생관에 대해 먼저 말하려 애쓴다. 상위 1%의 삶을 누리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남자 주인공과 사랑도 일도 무엇 하나 제대로 잡기 어려운 우리 시대의 30대 여성들을 통해 우정과 연민, 동질감의 어렴풋한 경계선을 찾아 헤맨다. ‘싱글즈’와 ‘뜨거운 것이 좋아’로 여성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그리는 데 일가견을 자랑한 권칠인 감독의 진심 어린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추자현의 연기는 극을 이끌고 가는 원동력이다. 자칫 자기 과장 혹은 비하에 빠질 수도 있는 캐릭터이지만, 어깨에 힘을 빼고 성실한 자세로 접근한다.

다만 경린의 불륜 상대인 동주를 근사한 외모의 ‘나쁜 남자’로만 묘사하면서 불륜의 시작을 자세한 설명 없이 ‘뽀샤시하게’ 다룬 부분은 지나치게 관습적이고 평이하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출발부터 ‘그럼 그렇지’라는 아쉬움을 자아내는 이유다. 1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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