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이 전격적인 기준 금리인상을 발표한 지난 19일, 미국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증시는 폭락했고 달러가치는 급등했으며, 유가와 금값은 일제히 급락했다. 국제금융계는 중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시기가 절묘했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중국 위안화 절상 요구를 벼르고 있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셈이다.
#2 지난달 일본은 센카쿠열도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중국인 선원 15명을 석방했다. 하지만 중국은 선장을 풀어주지 않았다며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일본에 치명적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등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결국 일본은 선장 잔치슝을 석방했다. 사실상 ‘백기투항’이었지만 중국은 만족하지 않았다.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일본에 수모를 안겼다.
700년 전, ‘잠자는 용을 깨우지 말라’던 마르코 폴로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두고 ‘수퍼 차이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수퍼 차이나’는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이 제 앞가림에 몰두하는 동안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6월 기준으로 2조4543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 제일의 달러 보유 국가로서 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자원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희소금속은 물론 주요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데다 적극적인 자원 외교까지 가세해 자원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수퍼파워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북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 분야는 이미 중국에 목을 매다시피하는 상황이다.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이미 수년 전에 미국을 제친 상태이며,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의 금융정책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 경영’을 추진하는 만큼 한·중FTA협정 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중국팀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중 FTA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거인에 맞서기보다는 한 배를 타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