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당거래’가 검사 스폰서 파문과 검·경 갈등에 직격탄을 날리는 줄거리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황정민·류승범 주연의 영화는 28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지난 1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비리로 한데 엮인 검찰과 경찰, 기업인, 언론이 서로 속고 속이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짜임새 가득한 극 구성과 긴박감 넘치는 화면 전개가 호평을 이끌어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대목이 상당히 많은데, 얼마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나 흐지부지 종결된 검사 스폰서 파문이 대표적이다. 영화 속에서 검사 주양(류승범)은 부패한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심지어 기업인이 살해당하는 장면까지 우연히 목격하게 되지만, 사건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검·경 갈등과 경찰 내 학맥으로 인한 파벌 문제도 비교적 여과 없이 노골적으로 다뤄진다. 주양은 자신의 약점을 잡은 경찰 최철기(황정민)를 상대로 자신의 위치를 앞세워 비열한 역습을 시도하고, 최철기는 경찰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매번 ‘물을 먹는’ 과정이 줄거리 전개에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이 밖에 검사로부터 성 접대를 받는 기자와 범인 조작을 서슴지 않는 경찰 수뇌부 등 이른바 지도층의 모럴 해저드를 비판하는 장면이 수시로 나온다.
촬영 당시부터 논란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진 연출자 류승완 감독은 이날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들다 보니 다큐멘터리가 됐지만 특정 기관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고 전제한 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을 그리려 했다”며 작품 외적으로 쏟아질 시선을 살짝 경계했다.
앞서 황정민은 “촬영 기간 중에 검사 스폰서 파문이 불거지면서 제작진 사이에 ‘이러다 개봉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돌기도 했다”면서 “조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헤게모니 싸움을 통해 강자도 약자도 없는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