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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 줄행랑’ 그만!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는 매년 이맘때면 영화인들을 만날 때마다 레드카펫 나들이에 임하는 한국 배우들의 경직된 자세를 도마에 올리곤 한다.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하는데, 잔뜩 얼어붙은 표정으로 빚쟁이에게 쫓기는 채무자처럼 급히 사라지기 일쑤라는 게 개인적인 불만이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린 지난주 두 명의 여배우와 차례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대화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레드카펫 나들이로 모아졌다. “여배우들은 레드카펫에만 서면 왜 그렇게 긴장하는지 모르겠다. 드레스 자락 붙잡고 도망치기 바쁘다”고 선공하자, 기다렸다는 듯 즉답했다. “물론 레드카펫 나들이가 어색하긴 하다”면서도 “할리우드 스타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흉내 내고 싶지만, 빨리 입장하라는 진행요원의 재촉에 어쩔 수 없다. 레드카펫을 오래 차지하고 있으면 뒤에 있는 사람이 기다려야 하므로 팬서비스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고 털어놨다.

변명처럼 들리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해명이다. 우리나라의 레드카펫 나들이 대부분은 진행요원들의 삼엄한(?) 통제하에 펼쳐진다. 배우들은 진행요원의 안내(혹은 지시?)에 따라 수백 대의 카메라를 상대로 화려한 옷맵시를 뽐내는 데 바쁘다. 행사를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돌발 사고 없이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주최 측의 의도다.

문제는 이 와중에 정작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인 관객은 소외된다는 것이다. 배우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 그들과 단 한마디라도 대화를 나누며 사인을 건네받고 함께 사진을 찍는 꿈은 처음부터 성공 확률 0%의 불가능한 도전이다.

앞으로는 레드카펫에서 팬들과 어우러져 축제의 열기를 즐겁게 만끽하는 스타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팬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스타들의 자세 변화와 더불어 멍석을 제대로 깔 줄 아는 주최 측의 ‘진행의 묘’가 뒷받침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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