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프로 ‘슈퍼스타 K2’의 존 박과 허각의 결승전이 오늘 밤에 열린다. 두어 달 전부터 매주 금요일 밤,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출연자들이 점점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각별한 재미를 안겨줬다.
솔직히 나는 장재인의 팬으로 시작해 지금은 존 박의 팬이 됐지만 그렇다고 허각의 안티도 아니다. 출연자 각각의 장점과 매력이 저마다 있고, 나는 그저 현재로서는 존 박이 보여주는 매력에 가장 끌린다는 얘기일 뿐이니까.
따져보면 허각이나 존 박이나 기본적으로 ‘굿 가이’들이다. 코리안 스타일의 털털하고 수더분한 굿 가이냐, 아메리칸 스타일의 매너 있고 자상한 굿 가이냐의 차이일 뿐, 그 굿 가이적 근본이 잘 맞았기에 그들은 성장배경을 넘어 ‘절친’이 됐을 것이다.
더불어 ‘슈퍼스타 K2’가 감동을 주는 지점은 출연자들의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말하자면 아마추어의 무대는 이런 맛에 보는 걸 거다. 이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실시간 심사와 시청자들의 투표로 직접 스타를 뽑기에 출연진은 불안한 눈을 깜빡거리며 겸허히 말을 듣는, ‘참 잘했어요’ 학생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아마 그래서 다 내 딸, 아들이 나가서 하는 것 같아 그저 귀엽고, 대견하고, 애처롭고 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학생들의 풋풋한 장기자랑 같은 무대가 끝나 우리 모두 안녕을 외치고 저마다 홀로 서는 길을 갈 때 진정한 그들의 ‘성장’이 시작돼 있을 것이다.
그때는 이미 싹싹하게 굴면서, 겸손하게 대답하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울먹거릴 수가 없다. 선의의 경쟁자와 나누는 허그 따위 있을 리 만무하다. 더 이상 일편단심 여자친구의 애절한 눈빛이나, 쌍둥이 형제의 우애나, 효자 아들 같은 부가적 재료나 스토리를 써먹을 수도 없다. 오로지 그 사람 자체의 매력과 노래의 흡인력으로 승부를 겨뤄야만 그것이 진정한 스타다.
프로가 됐을 때 허각과 존 박은 과연 누가 ‘나빠지면서도’ 넘치도록 매력적일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보면 이미 첫 승자는 강승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