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아이돌 스타에게는 특히 그렇다. 잘해도 ‘인기 덕분’, 못하면 ‘인기만 믿었군’ 소리 듣기 십상이다. SS501 김형준(23)이 ‘카페인’(다음달 24일부터·백암아트홀)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 최고의 아이돌 그룹을 지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그에겐 100% 김형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소주 마시는 별난 ‘소’믈리에
소식 들으셨죠? 저 때문에 예매율이 껑충 뛰었다네요. 공연 예매해 준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그것도 모두 동났대요. 제가 뭘 하든 일단 응원해 주고 보는 팬들이 있으니 이렇게 용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애의 달인인 소믈리에 지민, 바리스타인 여주인공이 좋아하는 정민, 둘 다 저예요. 대사 외우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연애를 커피와 와인에 빗댄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감탄하고 있어요.
2인극에다 1인 2역까지 맡았다고 하니 주변에서 ‘어쩌려고 그래’ 소리 좀 들었죠. 명색이 소믈리에인데 와인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소주 대신 와인을 즐기려고 했는데 그건 좀 어렵네요. 하하.
연습하면서 ‘카페인’을 벌써 여섯 번이나 봤어요. SS501로 국내, 해외 큰 무대에 많이 섰는데도 생전 처음 느끼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같은 소속사인 강지환 선배가 ‘카페인’으로 일본 공연 중이에요. 국내 무대에서 제가 잘만 하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공연도 맡겨 주신다네요.
SS501의 멤버였던 김형준이 뮤지컬 배우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팬들도 무척 뿌듯할 것 같아요. 노래는 6년차 가수답게, 연기는 초심을 잃지 않고! 요즘 제 모토예요.
현중 형 만나면 ‘키스’ 얘기
늘 걱정 없고 밝은 얼굴이지만 그룹 해체 이야기가 나올 땐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나 저는 독자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죠. 멤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큰 변화가 아니었더라면 SS501 안에서 안주했을 테니까.
따로 활동하지만 가장 자주 만나고, 밥 먹고 술 마시는 사람은 우리 멤버들이에요. 요즘엔 (김)현중 형이 출연 중인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가 화두 중 하나고요. 어려움이 있어도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은 현중이 형의 마음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SBS 라디오 ‘김형준의 뮤직하이’ DJ, MBC 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오밤아’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데 언젠간 토크쇼를 맡고 싶어요. 패널부터 시작해야겠지만 이 입담을 재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필드는 그뿐인 것 같거든요. 저 욕심 많은 건 유명해요. 오죽하면 별명이 ‘야망 돌’이겠어요. 하하.
내년 2월 첫 솔로 앨범 준비
내년 2월쯤 솔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에요. 그룹 활동을 한 가수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3분도 채 안 되는 무대에서 제 모습을 다 보여주기란 어려운 일이니, 솔로 앨범은 의미가 크죠.
뮤지컬 준비 때문에 아직 작업 착수는 못했어요. 대신 요즘은 곡을 긁어 모으고 있죠. 밝고 에너지 넘치는 제 캐릭터에 맞게 댄스 장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멤버들도 하나 둘ㅇ씩 솔로 앨범을 선보일 것 같은데, 다행인 건 모두 지향하는 장르가 다르다는 거죠.
SS501의 이름으로도 새 앨범이 나올 거예요. 모두 다른 둥지를 찾았지만 첫 번째 조건이 팀 해체는 없다는 거였어요. ‘다섯 명이 영원히 하나’라는 팀 이름의 뜻,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 다시 만나기 전까지 다들 멋지게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가 가장 멋있어져 있기를 하하.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