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학점 인플레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2009년 평균 A학점을 받은 서울대 졸업생이 전체의 53.3%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임 의원은 2007년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평균 A학점을 받은 재학생 비율도 45.4%→49.6%→51%로 해마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재학생 C학점자 비율은 15.6%→13.4%→12.7%로 줄었다. 이는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이 늘었다기보다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임 의원은 이 근거로 서울대생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 강의 수준에 대해 신랄하게 평가한 ‘사적 강의평가’ 내용들을 공개했다.

학생들은 한 강의에 대해 “수업은 최악인데 출석만 잘하면 학점은 잘 준다…영혼을 팔아 학점을 얻는 기분” “학점은 그냥 뿌려주실 듯하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다른 강의는 “시험 기간에만 반짝 힘내면 되는 수업” “점수는 리포트만 잘 쓰면 잘 주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 이외의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2009년 평균 A학점 졸업생 비율에서 동국대(57.5%), 이화여대(56.8%), 건국대·숙명여대(각 53.3%), 경희대(51%) 등이 과반을 기록했다. 고려대(46.7%), 성균관대(41.1%)도 A학점자가 많았다. 최근 3년간 재학생의 평균 A학점자 비율이 증가하고, C학점자 비율이 감소하는 현상도 대체로 유사했다.

임 의원은 “대학들이 학생을 뽑을 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우수 인재만 골라가면서도 졸업 후 사회에 내보낼 때는 최소한의 질 관리나 학사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