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슬픈 러브스토리를 담은 발레 ‘왕자호동’이 다시 돌아온다.

국립발레단이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으로 29∼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지난해 초연 버전을 수정·보완해 연출과 안무 그리고 음악에 많은 변화를 줬다.

고구려 설화를 바탕으로, 국수호(총연출)·문병남(안무)·신선희(무대)·조석연(작곡)·제롬 캐플랑(의상)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대거 참여해 전쟁과 사랑, 배신 등으로 얽힌 이야기를 2막 12장의 드라마 발레로 화려하게 재탄생시켰다.

2막의 시작을 장식하며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보여주었던 결혼식 장면이 1막의 끝으로 자리를 옮겼고, 1막의 고구려 전쟁 장면과 2막에서 낙랑공주가 자명고를 찢기 전에 내면의 갈등을 겪는 장면에서는 화려한 북춤이 추가돼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숨 가쁘게 장면이 전환되면서도 스토리 전달이 분명해 쉽게 즐길 수 있는 발레 작품이다. 흰 두루마리 편지를 허리에 감고 무대 양 옆으로 옮겨가며 그 두루마리가 길게 펼쳐지는 장면은 시각적인 연출의 압권이다.

또한 결혼식 장면에 선보인 위구르족·한족 등 다양한 민족의 축하 춤이나 침실에서 호동과 낙랑이 사랑을 표현하는 농염한 몸짓 그리고 검무·태권무 등 남성 무용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군무 등은 무대에서 눈을 못 떼게 하는 이 작품만의 매력이다.

비운의 여인 낙랑공주 역에는 아름답고 가련한 ‘지젤’, 요염한 ‘카르멘’ 등 작품마다 호소력 있는 연기와 아름다운 상체라인 등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김주원이 김지영과 함께 연기한다. 연인 호동왕자로는 탁월한 몸짓 언어의 김현웅과 국립발레단의 샛별 이동훈이 무대에 오른다.

문의:02)587-6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