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소속의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지난 대회까지 랭킹 1위를 달렸던 마크 웨버(레드불·호주)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조차 비가 부린 심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4명 가운데 무려 9명이 중도 탈락했다.

알론소는 24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서킷을 2시간48분20초810에 달려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뚫었다. 알론소는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바레인 대회 우승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에 이어 벌써 5승째를 수확했다. 또 랭킹 포인트 25점을 보태 231점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종합 우승을 노리게 됐다.

전날 예선에서 3위로 들어온 알론소는 전체 55바퀴 가운데 45번째 바퀴를 돌 때까지 예선 1위였던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독일)의 뒤를 따라 2위를 달렸으나 46번째 바퀴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베텔이 머신의 엔진 고장으로 레이스를 포기하면서 제일 앞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마크 웨버와 베텔은 나란히 중도에 레이스를 포기해 220점과 206점에서 변화가 없다. 1위 알론소에게 14.999초 뒤져 2위로 들어온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영국)이 210점이 돼 베텔을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드라이버의 가장 큰 적은 비였다. 비가 많이 내려 예정보다 10분 늦은 3시10분에야 스타트를 끊은 코리아 그랑프리는 세이프티 카가 선도하며 세 바퀴를 돌고 경기가 중단됐다.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선수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노면이 미끄러워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후 4시5분에야 경기가 다시 시작됐지만 세이프티 카가 55바퀴 중 17바퀴를 이끌어 초반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

1위를 달리던 웨버가 13번째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벽을 들이받은 뒤 뒤따라 오던 머신과 충돌하며 레이스를 포기했다. 이후 베텔이 레이스를 주도했다.

그러나 46번째 바퀴에서 엔진이 과열돼 머신이 멈췄고, 그를 쫓던 알론소가 1위 자리를 꿰찼다.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독일)는 4위로 들어와 5월 스페인과 터키 대회 4위에 이어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다음 대회인 F1 18라운드는 다음달 8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