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이 잘 어울린다”는 첫인사에 “관리하기 너무 힘들다”며 투정 부렸지만 강렬한 이미지만큼 음악적 변화를 위한 의욕이 느껴졌다. 콘서트를 위해 머리색을 바꾸고 신곡을 발표한 윤하(22)가 넘치는 에너지를 뿜어낼 준비를 마쳤다.
펑키한 외모·노래 … 팬 위한 이벤트
최근 신곡 ‘원 샷’을 발표한 그는 청아하고 밝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노란 머리에 짧은 민소매 셔츠와 반바지로 도발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음악 역시 펑크 사운드가 돋보이며 힘 있는 록과 트렌디한 팝이 조화를 이뤘다. ‘비밀번호 486’의 작곡가 황찬희가 작곡을 맡았고, 래퍼인 주석이 작사와 피처링에 참여했다.
“콘서트를 위한 이벤트 같은 곡이에요. 앨범을 위한 앨범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어요.”
이번 앨범에서의 변화처럼 스무 세 살의 윤하를 무대 위에 모두 쏟아내겠다며 30∼31일 광장동 악스 코리아에서 열리는 콘서트 이름도 ‘타임 투 록 라이브 공식 23-1’로 지었다. 지난해 연말 첫 콘서트인 ‘22-1’이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서울 2회 공연에 이어 부산과 대구에서도 콘서트를 연다.
“첫 콘서트에서는 특별한 컨셉트 없이 지금까지 제가 지나온 과정들을 노래 위주로 구성했어요. 정신없이 저 혼자 즐기는 데 급급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관객들에게 마음껏 보여주려고 작심했고, 전체적인 컨셉트도 록으로 잡았죠.”
그는 “록이라고 꼭 때려부수고 시끄러워야만 하는 게 아니다”며 “몽환적인 분위기로 박스(공연장) 안의 세계를 확실히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알리는 ‘오리콘 혜성’ 여전히 반짝
‘오리콘 혜성’이라는 별칭으로 지금의 윤하를 있게 한 일본 활동은 점점 깊이를 더해 간다. 최근에는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수록곡인 ‘하늘을 올려다보며’는 세계 최대의 기상 사이트인 웨더뉴스의 서포트 곡으로 선정돼 발매 전부터 이슈가 됐다.
“레이블을 옮기기도 했고 여러 가지로 일본 활동에 풍파가 있었어요. 이번 앨범이 홍보는 많이 되지 않았지만 손에 꼽을 명반이라고 자신해요. 특히 유명 하우스 밴드인 아이뎁의 멤버인 나카무라 히로시와의 작업은 편곡 방향 등 음악적으로 시야를 넓히는 데 큰 힘이 됐어요.”
최근 국내 여성그룹들이 오리콘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의 음악이 이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알리는 점에서 뿌듯하다”면서도 자신이 갈 길과는 방향이 다르다고 했다.
“1등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제가 할 일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동네 곳곳을 찾아다니며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우리 음악을 알리는 역할을 할 거예요.”
김연아의 美아이스쇼서 라이브 못잊어
최근에 경험한 미국의 큰 무대도 잊을 수 없다. 이달 초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아이스쇼의 메인무대에서 배경음악을 라이브로 불렀다.
“김연아 선수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 급박하게 에어로 스미스의 ‘드림 온’을 요청해 준비 시간이 부족했죠. 많은 미국인들 앞에서 한국인으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어요. 하지만 모든 관객이 나를 지켜본다는 긴장감은 정말 짜릿했어요.”
공연 후 트위터에 ‘여기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적었다.
“연아 선수를 통해 얻게 된 기회로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게 됐어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곳에서 내가 만든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