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강타하던 환율전쟁이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통해 우선 진정세로 돌아섰다.
G20 회원국들은 23일 폐막과 함께 발표한 코뮈니케(성명)에서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경상수지 관리 목표를 정하고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통화절하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미국과 중국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무역전쟁까지 우려됐던 최근 상황은 일단 모면했다. 다만 이번 성명에 담긴 내용만으로는 단기적이고 실행력을 담보한 방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은 상태다.
이와 함께 선진국과 신흥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던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 방안도 합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쿼터 이전 규모가 기존에 G20이 합의한 ‘5% 이상’보다 더 나아가 6% 이상을 이전키로 합의한 것이다. 특히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성명에 명쾌한 문구로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24명으로 이뤄진 IMF 이사진 가운데 유럽 국가에서 2명의 이사를 줄여 신흥개도국의 대표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다음달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갈등 타협에 따른 후속 조치로 경상수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상회의에선 이번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외 불균형을 줄이고자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경주 G20 회의를 통해 환율 문제의 경우 시장 결정에 따르고 경쟁적 통화 절하를 자제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면서 “이제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