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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배추대란 비켜간 ‘로컬푸드’ 뜬다

   특정지역 생산 먹을거리 해당 지역서 소비    생협·도시농업등 가격안정돼 생산자도‘굿’

배추 값이 폭등한 지 한 달 만에, 농민들은 폭락을 우려하고 있다. 1만5000원 선까지 치솟던 배추 한 포기 값은 최근 2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유례없는 ‘배추 대란’의 교훈으로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떠오르는 중이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자는 활동으로, 최근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를 잇는 건강한 소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배추 대란에도 끄떡없이 안정된 가격을 유지했던 생협(생활협동조합)이나 도농 직거래 사업, 도시농업이 대표적이다.

생협은 조합비를 낸 회원들에게 1년 내내 일정한 가격에 유기농·친환경 채소를 판다. 1년 단위로 농민과 계약해 미리 값을 정하기 때문에 시장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처럼 이상 기후로 채소값이 올랐을 땐 유기농 채소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빚어진다.

채소 가격이 폭락할 때 농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도 갖춰놨다. 소비자가격의 10% 정도를 기금으로 모아뒀다가 흉년이 들 때 생산자들의 피해를 보존해주는 비용으로 이용한다.

생협의 규모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한살림·아이쿱(자연드림), 두레생협 등 국내 3대 생협 이용자는 전국에 40만 명에 이르고 연간 매출액이 5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아이쿱의 경우 지난해 말 2062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29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쿱생협의 이진백씨는 “배추 파동 이후 설문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이 ‘생협’을 알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도시 소비자에게 제철 채소를 보내주는 ‘채소 꾸러미’도 알음알음 퍼지고 있다. 농가에서 가정으로 직접 배달하는 도농직거래 형태로, 매달 10만원을 내면 일주일에 한 번씩 제철 채소를 받을 수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운영 중인 ‘우리텃밭’과 사회적기업인 흙살림의 ‘유기농 흙살림’이 1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 베란다 텃밭 도시농부도 급증

‘도시 농부’도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됐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도시농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텃밭·베란다·옥상 등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업 가구비율은 19.1%에 달했다. 베란다에 상추와 치커리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김혜정(34)씨는 “이상 기후가 생길 때마다 배추 대란 같은 일을 겪기 싫다”며 아예 주말 농장에서 진짜 텃밭을 가꿀 계획이다.

로컬푸드 운동의 한 축이 돼야 할 지방자치단체들도 속속 새로운 흐름에 뛰어들고 있다. 평택시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반찬을 파는 ‘슈퍼오닝 반찬가게’를 만들어 12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원주에서는 지역 농업을 살리려는 ‘원주푸드 조례’가 올해 초 발효돼 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로컬푸드 운동을 강화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기형적인 유통 구조와 이상기후로 채소의 공급이 계속 불안해지고 있는 만큼 변하지 않으면 매번 배추대란을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먹을거리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정부는 해외에서 수입량을 늘리는 식으로 발등의 불만 꺼왔다”며 “지금까지 소비자와 농민 스스로가 로컬푸드 운동을 벌여왔다면, 일본처럼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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