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를 사형 집행한 일본 관리들이 당시 뤼순 고등법원장 관사에 기생을 불러 축하파티를 열고 재판 관계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25일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1주년(10·26)을 하루 앞두고 그간 발굴한 안 의사 재판 및 사형 집행 후 일본 관리의 만행이 기록된 사료를 공개했다.

이 사료는 안 의사 순국 3일 후 발행된 1910년 3월 29일자 ‘만주일일신문’과 ‘만주신보’ 등이다.

두 신문은 당시 기사에서 “안중근의 매장이 끝났다는 보고가 있은 지 얼마 후 5시에 안중근 재판의 최고 책임자인 뤼순고등법원장 히라이시 요시토 관사에서 ‘안중근 사건 관계자 위로 만찬회’라는 이름으로 축하연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오후 5시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응접실에서 바둑을 두었다”고 신문은 적었다. 또 “파성과 미광의 두 고급 요성에서 불러온 홍군(기생)이 술 잔치를 벌이고 …10시가 넘어 산회했다”고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재판 시작 전부터 사형을 미리 결정하고 재판을 통해 교수형을 선고하면서 재판장과 검찰관, 감옥 관리 등 25명에게 250원에서 10원 사이의 보상금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보훈처는 “일제가 안 의사에 대한 재판을 의도한 대로 조작·진행하기 위해 얼마나 긴장했는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