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은 끝나지 않았다. 기온이 뚝뚝 떨어질 때마다 그리운 얼굴도 가슴을 텅텅 울린다.
아스라한 청춘을 추억하는 3040 세대의 가을을 위해 1980∼90년대 대활약을 펼친 싱어송라이터가 모였다. 다음달 16∼28일 대학로 극장 이다에서 ‘라이브열전 In 대학로’의 일환으로 열리는데,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게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장필순이 서막을 걷어올린다. 홍대를 중심으로 한 인디뮤직 신의 주인공인 요조, 한희정, 오소영, 제주소년 등이 롤모델로 삼은 뮤지션이다. 89년 솔로앨범 ‘어느새’로 이름을 알린 뒤 허스키 보이스와 절제된 감성으로 한영애, 이상은 등과 함께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대표주자로 사랑받았다.
2002년 발표한 6집 ‘SOONY 6’는 97년 발표한 5집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함께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16∼18일 ‘8년이 지난 지금’이 그의 공연 주제다. 8년 동안 장막 뒤에 서 있던 그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19∼21일 김광진은 ‘편지’를 주제로 잡았다. 김광진은 뮤지션이자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드문 케이스다.
더 클래식 시절, ‘마법의 성’으로 감수성과 동화적 판타지를 인정받은 뒤 한동준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사랑의 서약’, 이소라의 ‘기억해줘’ ‘처음 느낌 그대로’, 이승환의 ‘덩크슛’, 박효신의 ‘몰랐죠’, 성시경의 ‘어디에도’ 등 숱한 가수의 앨범에 참여했다. 서영은, 성시경은 물론 동방신기까지 그의 노래들을 리메이크할 만큼 음악적 감성 면에선 막대한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동물원은 메가히트곡인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공연의 동명 타이틀로 내걸었다.
김창기·유준열·박기영·박경찬·김광석·이성우 등 6명의 직장인 밴드로 출발해 ‘혜화동’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등 서정성 짙은 노래로 당시 청춘의 정서를 대변했다. 이후 유준열·박기영·배영길 3인 체제로 활동 중이다. 23일부터 25일까지.
목소리만으로 전율을 부르는 대표 여걸 한영애는 ‘발라드 In 한영애’ 무대를 꾸민다.
그룹 해바라기와 신촌블루스의 멤버로 활동했고, ‘여울목’ ‘누구 없소’ ‘봄날은 간다’ ‘조율’ 등 많은 히트곡을 냈다. 30여 년간 가요계를 풍미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국내 여자 가수 중 최고 음력의 소유자라 평가받고 있다.
자신의 무대에서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른 적 없었던 불문율을 깨고 이번 무대에선 고인이 된 옛 친구들의 노래를 부른다. 고 유재하와 김현식 그리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부르며 진한 가을을 추억할 예정이다. 26∼28일.
문의:02)762-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