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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맨발로 떠난 오빠, 신발 받아요”

이산상봉 이틀째 애틋한 선물 교환…'꿈에 본 내고향' 노래에 눈물바다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31일 남북의 가족들은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서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이들이 교환한 선물에는 저마다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북측 오빠 정기형(79)씨를 만난 남측 기영(72)씨 등 세 여동생은 한달여 뒤인 오빠의 생일상을 미리 차려 대접했다. 절을 올린 뒤 여동생들은 구두와 털신 등 신발 4켤레를 오빠에게 내놓았다.

6·25 때 기형씨는 아버지 대신, 낡은 베잠뱅이에 헌 신발 차림으로 인민군의 짐꾼으로 끌려갔다. 그는 북으로 가던 중 신발을 잃어버렸고 이 소식을 동네사람에게 전해들은 가족에게는 ‘신발’은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기영씨는 “어머니가 ‘나는 못 보고 죽어도 너희는 꼭 오빠를 만나라’고 하셨는데 결국 만났다”고 기뻐했다. 기형씨는 “인민군이 시킨 일을 다하고 돌아가려 했지만 다리가 끊겼다”며 미안해 했다. 그는 “부모님의 산소에 뿌려달라”며 술 3병을 건넸다.

북측 작은아버지 윤재설(80)씨는 북의 아들 윤호(46)씨가 만든 목공예품을 남측 조카 상호(50)씨에게 선물로 건넸다. 수공예 전문가인 윤호씨는 아버지의 경기도 광주 고향집 모습을 장독대, 장작더미까지 그대로 재현한 목공예 모형을 만들어 보냈다. 전쟁 때 폭격으로 죽은 줄 알았던 북측 언니 송완섭(78)씨를 만난 남측 미섭(74)씨는 구식 태엽시계 5개를 준비했다. 주기적으로 전지를 갈아끼워야 하는 불편을 고려한 것이었다.

전날 북측 97명과 남측 436명의 이산가족들은 첫 만남을 가졌다. 당일 남측 주최의 환영만찬 마무리 때 남측 장규채씨가 노래 ‘꿈에 본 내 고향’을 부르자 일제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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