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도시근로자의 소득계층 상승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버지가 정규직일 때보다 비정규직일 때 자녀 역시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사회적 이동성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계층 상승을 경험한 빈곤층이 1990∼97년 43.6%에서 2003∼2008년 31.1%로 줄어든 반면 빈곤층으로 떨어진 중하층은 1990∼97년 12%에서 2003∼2008년 17.6%로 늘었다. 계층 이동성의 저하가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빈곤층이 정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도시근로자 가구가 빈곤층에서 벗어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1999년 빈곤층에 속했다가 2000년에 빈곤층에 벗어난 가구는 48.9%에 달했으나 빈곤탈출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2007년과 2008년간 빈곤탈출률은 31.8%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비정규 임금근로자 부모의 취업 지위가 자녀에게 세습될 확률은 22.2%로 부모가 정규직일 때 자녀가 비정규직인 비율 14.5%보다 7.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결국 가난은 물론 취업 지위의 대물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버지와 자녀 간에 소득계층이 ‘세습’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지만 아버지의 소득이 자녀의 소득에 미치는 요인 가운데 교육이 41%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교육 시간을 포함한 모든 공부시간이 성적과 비례했다. 강 연구위원은 “현재의 교육이 하위 계층의 학생을 소외시킴으로써 계층지위가 세습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