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극장가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G20 정상회의 개최로 국내 최다 스크린을 자랑하는 복합상영관이 문을 닫고, 흥행 기대작들이 많지 않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평균 600여만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이 찾는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11∼12일 휴관한다. 전 세계 20개국 정상들이 코엑스에 모두 모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에는 메가박스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코엑스몰 내 모든 상점이 영업을 중단한다. 앞서 정부는 각국 정상들의 경호 문제와 행사장 인근의 불법시위 등을 우려해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코엑스 일대를 ‘경호안전구역’으로 지정했다.
공교롭게도 G20 개막과 개봉 시기가 맞물린 새 영화들은 출발부터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강동원·고수 주연의 ‘초능력자’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언스토퍼블’ 등 모두 6편의 크고 작은 신작이 이때 공개될 예정이다. ‘초능력자’의 한 관계자는 “코엑스 메가박스점의 상영 첫 주 관객수는 전국 흥행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주말이 끼어 있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틀을 허비하고 시작하니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눈에 띄는 흥행 기대작들이 적다는 것도 극장가의 ‘한파’를 점치게 하는 이유다. 개봉을 미뤄뒀던 중급 규모 혹은 예술성 짙은 영화들이 겨울방학 성수기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상영되는 시기지만, 올 11월은 눈에 띄는 신작들이 예년보다 줄어든 탓에 관객들을 불러모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가 행사가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극장가의 관객 동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게 수치로 드러났다”면서도 “16개로 국내 최다 스크린을 보유한 코엑스 메가박스점이 신작들의 개봉이 집중되는 목∼금요일에 휴관하는 것은 11월 관객수에 불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듯싶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