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래식계의 화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연주실력, 세련된 무대매너와 빼어난 외모를 겸비한 훈남 혹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향연이다. 어제(1일) 예술의전당을 적신 중국의 윤디에 이어 김선욱(27일)과 지용(28일), 중국의 랑랑(다음달 4일)의 공연이 이곳에서 차례로 열린다. 이들은 특히 젊은 여성 관객을 단단히 끌어안으며 클래식 팬층을 확대하고 있다.
김선욱은 열살 때 금호영재콘서트 시리즈 독주회를 통해 데뷔한 뒤 세계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우승하면서 명성을 날렸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필하모닉, 할레 오케스트라, 웨일즈 BBC 내셔널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솔리스트로서 최고의 연주력을 선보였다.
영국 진출 이후 첫 독주회이자 스스로 “내년 한국 연주가 없다”고 선언한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라두 루푸, 안드라스 쉬프 등 앙망하던 피아니스트들을 만나고 세계적 공연장을 경험한 뒤의 공연이라 연주자의 소양도 깊고 넓어 있을 것이라는 게 팬들의 기대다. 독주회에선 베토벤 소나타를 골격으로 클래식 음악의 정통을 선보일 예정이다. 베토벤 소나타 30번과 14번 ‘월광’을 연이어 연주하고, 슈만의 ‘아라베스크’와 ‘유모레스크’를 남다른 해석으로 펼쳐보인다.
피아니스트 지용은 나이에 걸맞게 급진적인 행보를 걷는 중이다. 열 살 때 뉴욕 필과의 최연소 협연, 열한 살 때 IMG와의 최연소 계약으로 이름 대신 신동으로 불렸다. 타건이 화려하고 사운드에 힘이 넘쳐 다른 예술장르와의 협업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앙상블 디토의 피아니스트로 2008년부터 활약해온 지용은 28일 리스트의 음악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본격적인 솔로 커리어를 위해서다.
대곡인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비롯해 리스트가 편곡한 클래식 마스터 피스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랑랑은 먼저 공연한 윤디와 함께 중국이 자랑하는 차세대 음악가다. 동명만화 원작의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OST를 통해 클래식뿐 아니라 대중문화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열 세 살에 차이코프스키 국제 영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무대경험을 쌓았다. 중국 내에서도 랑랑의 인기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하늘을 찌른다. 여느 스타들 못지않게 멋있는 포즈로 광고에 등장하고 그의 이름을 빌려온 운동화와 피아노까지 등장했다.
이번 공연은 랑랑이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소니 클래시컬로 이적한 뒤 내놓는 앨범 ‘라이브 인 비엔나(Live In Vienna)’의 발매에 맞춰 마련됐다. 그는 앨범 속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과 제23번 ‘열정’, 알베니즈의 ‘이베리아’ 1권,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제7번을 들려준다.
문의 :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