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배우들의 강도 높은 노출 연기를 앞세운, 이른바 ‘19금 영화’의 경제학에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D 멜로물 ‘나탈리’(사진)와 ‘두 여자’, ‘페스티발’ 등 성인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개봉됐거나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많지 않은 예산으로 짭짤한 부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블루 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격적인 성애 장면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일수록 VOD(주문형 비디오) 시장에서의 인기가 대단한 편이다. 톱스타 전도연의 과감한 열연이 국내외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던 ‘하녀’는 올봄 상영이 끝나고 VOD 시장에서만 1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선과 조여정의 첫 전라 노출로 관심을 모았던 ‘미인도’와 ‘방자전’,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등의 얽히고 설킨 정사 장면이 화제였던 ‘쌍화점’ 등도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DVD 등 부가판권 시장이 사라지고 유일한 부수익 창구나 다름없게 된 VOD 시장에서 이처럼 ‘19금 영화’의 경제적 가치가 입증되자 여러 제작사들은 앞다퉈 비슷한 성격의 신작들을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안 스릴러에 관심을 가졌던 투자·배급사들도 눈을 돌려 야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느낌의 성애물을 반겨하고 있다. ‘하녀’의 투자와 배급을 맡았던 싸이더스FNH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포르노물의 범람으로 (‘19금 영화’의) 시장이 위축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몇몇 작품들의 성공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수요층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액션이나 스릴러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면서도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는 ‘19금 영화’를 기피할 필요가 없다”고 귀띔했다.
한 영화 제작자는 “관객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해야 한다”며 “무조건 야하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장르처럼 이름을 들어 알 수 있는 배우들이 나와야 하고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갖춰야지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