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이은 태블릿PC 전쟁의 1라운드 공이 울렸다.
먼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의 등장은 무척 화려했다. 이례 없는 뮤지컬 퍼포먼스까지 동원해가며 빼어난 기능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슈퍼 미디어 디바이스의 탄생”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직접 사용해본 갤럭시탭은 ‘얇고 가볍다’는 소개처럼 한 손에 쏙 들어왔다. 7인치 화면에 두께 11.98㎜, 무게는 386g에 불과하다.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만큼 가볍다”고 자랑했다. 아이패드의 경우 9.7인치에 갤럭시탭과 같은 3G의 경우 730g으로 2배가량 무겁다.
갤럭시탭은 특히 국내 환경에 특화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기본적으로 탑재해 아이패드의 예봉을 꺾겠다는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e리딩’ ‘e러닝’ ‘멀티미디어’ ‘유틸리티’ ‘스마트워크’라는 5개 카테고리로 제공하는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가 주요 무기다.
신문·잡지·도서·만화 등을 모은 ‘리더스 허브’를 기본 탑재했고, 국내 유명 강사의 동영상 강의와 다양한 어학사전을 기본 제공하는 한편 중·고교 교과서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아이나비 3D 내비게이션을 탑재했고 차량용 블랙박스, 항공권, 열차 예매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이는 태블릿PC의 승패를 가르는 요건인 ‘자국용 콘텐츠 확보’라는 면에서 아이패드보다 한발 앞서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인 운영체제(OS)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남아 있다. 갤럭시탭의 OS인 안드로이드 2.2 프로요는 스마트폰용으로 태블릿PC에서는 안드로이드마켓 앱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신 사장은 “OS 업그레이드 정책은 구조적으로 가능하면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구조적으로 어려우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태블릿PC판 ‘슈퍼스타K’
그럼에도 태블릿PC 전쟁은 사실 타이틀 매치라기보다는 시장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결국 제품의 성능보다는 이용자들이 사용행태에 승패가 달려 있다. 태블릿PC는 소비자에겐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태블릿PC가 실생활에서 휴대용과 미디어용 중 어떤 용도로 애용될지, 태블릿PC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할지에 따라 승리의 균형추는 한쪽으로 기울게 돼 있다. 결국 승자의 선택은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달렸단 점에서 이번 전쟁은 태블릿PC판 ‘슈퍼스타K’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