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MBC ‘욕망의 불꽃’과 SBS ‘웃어요, 엄마’가 ‘명품’과 ‘막장’ 사이를 오가며 혹평과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어 화제다.
두 드라마는 미모를 앞세운 20대 톱스타 대신 연기력으로 무장한 40대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고만고만한 젊은 연기자들에게 지친 시청자들로부터 후한 평가를 이끌어내는 대목이다.
먼저 신호탄을 쏜 ‘욕망의 불꽃’은 신은경의 열연으로 첫 회부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 윤나영 역을 맡은 그는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인물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그려내며 ‘욕망의 화신’이라는 극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6일 처음 방송된 ‘웃어요, 엄마’의 이미숙 역시 출발부터 노련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신데렐라 언니’에서 억척 엄마로 열연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모정 캐릭터를 입체화시키고 있다.
두 여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두 드라마 모두 초반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작품 소재가 워낙 자극적인 탓에 ‘막장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욕망의 불꽃’은 극 초반 강간, 낙태, 살인 이슈에 이어 최근엔 재벌 2세들 간의 암투를 다루고 있다. 불륜으로 얼룩진 가족사는 물론 등장 인물 모두 성공과 욕망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총동원한다.
‘웃어요, 엄마’는 첫 회부터 여배우의 자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인 여배우가 정상을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설정이 뒤따르는 만큼, 연예계에 풍문으로만 떠돌던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매 회 에피소드로 등장할 전망이다.
가족 드라마를 표방한 두 작품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식으로밖에 전개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갈등 유발을 꼭 자극적인 소재로만 해야 하나” “명품 연기가 막장 논란에 묻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