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막이 올랐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지구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전세계 주요 언론들도 환율 해법인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기사 2·22·36·48면〉
◆정상들 속속 입국= G20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현재 주요 인사들이 속속 서울에 도착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전 5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첫 테이프를 끊었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오전 6시30분 서울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이어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헤르만 반롬푀이 EU(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이 속속 한국 땅을 밟았다.
11일 오전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오후에는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도착한다. 차기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2일 오전 7시 마지막으로 입국해 정상회의에 합류한다.
◆각국 기싸움 치열= G20 개막을 앞두고 주요 정상들이 강경 발언을 쏟아내 정상회의에서 오갈 격론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중국, 독일, 일본 등의 반발이 거세다.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거론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상수지의 국제적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G20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압박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의 성패가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타결에 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다른 의제는 차관회의를 통해 사실상 마무리 했다”며 “각국 정상들이 환율분쟁이 확산돼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결국 경상수지 조기 경보체제를 마련하자는 미국의 중재안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언론 이목 집중= 전 세계 주요 언론들도 서울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이날 ‘한국, G20의 빛으로 치장하다’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한국민의 자부심을 소개했다. 프랑스 AFP통신도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기적과 민주주의를 이룬 이 나라는 이번 정상회의를 일종의 성인식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전문가들은 G20 회원국들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전쟁’을 피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