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서울시내엔 다채로운 문화 스크럼이 시민과 방문객의 감성을 에워싼다.
전통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국악무대부터 알차게 구성된 미술 전시와 화려한 레퍼토리의 클래식 공연 등 전방위에 이른다.
◆ 정상들 위한 ‘공연 메뉴’
G20 정상회의 공식 공연은 12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30여 분의 저녁 만찬 무대가 유일하다. 세계 정상과 각국 귀빈이 주요 관객이다. 국립발레단 수석발레리나 김주원과 프리랜서 무용수 이영일이 공연을 연다. 재즈 차트 4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퓨전국악그룹 만청의 무대에 이어 소프라노 신영옥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국립국악원은 회의가 열리는 오늘(11일)과 내일 오후 7시30분부터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한국의 멋, 한국의 미’ 공연을 마련한다. ‘종묘제례악’ ‘판소리’ ‘처용무’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등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한국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의 주요 귀빈, 기자단, 방한 경제인 등을 초청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자리다.
국악창극단의 ‘청’은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판소리 5대가 중 ‘심청가’를 음악극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안숙선 명창을 비롯한 소리꾼들과 국립창극단 기악부, 국립국악관현악단 40인조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풍부한 선율이 감상포인트다.
◆ 클래식계 ‘화려한 나날’
한국오페라단은 11·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골든 오페라’ 무대를 연다. 지휘는 ‘람베르무어의 루치아’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등 국내 무대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르코 잠벨리가 담당한다. 소프라노 김향란·김유섬·김수연, 이탈리아 출신의 지아친타 니코트라 등 국내외 유명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대한민국국제음악제는 14일까지 각기 다른 주제의 음악회로 관객을 만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막심 벤게로프와 지휘자 리 신차오 등 동양과 서양의 클래식 음악 거장이 음악제 참여를 위해 한국을 찾으며 한국 최고(最古)의 채임버 오케스트라인 서울바로크합주단, 아시아 음악계를 이끄는 중국국립교향악단 등이 무대에 오른다.
G20을 테마로 하진 않았어도 1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알차다.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 120명으로 구성된 4관 편성의 오케스트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로 시작해 보테시니의 ‘더블베이스 협주곡’,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 미술계 ‘뮤지엄 위크’
국립현대미술관의 덕수궁 미술관, 아르코미술관, 소마미술관은 9일부터 14일까지를 ‘뮤지엄 위크’로 정했다. 일주일간 개관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고 전시 입장료를 할인하거나 무료 입장의 혜택을 주고, 각 미술관에는 클래식 공연, 비주얼 퍼포먼스, 영화 상영 등 부대 문화행사도 열린다.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950년대의 유영국과 1세대 모더니스트’전은 G20 정상회의 개최일인 11일에 오픈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린다.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한국 대표 작가 이중섭·김환기·유영국·이규상·장욱진 등이 반세기 동안 일군 추상화의 흐름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재 ‘피카소와 모던아트’가 전시 중인 덕수궁 미술관에선 12일과 14일 케이 아트 스트링 쿼텟의 현악 4중주 공연이 열린다. ‘한국 드로잉 30년, 1970∼2000’ 전시가 열리는 소마미술관에선 13일과 14일 김홍도·신윤복·김준근·장승업 등 조선시대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담은 영화가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