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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롯데의 키스만큼 깊어진 슬픔

2000년 초연 이후 조용한 반향을 일으켰던 창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10주년을 맞았다. 중극장에서 대극장으로 규모를 확장시키면서 음악적으로도 한결 풍성해졌고, 무대 역시 심플하면서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냈다.

김광보, 고선웅, 조광화 연출에 이어 10주년 공연을 책임지는 김민정 연출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맡은 첫 여성 연출가답게 드라마를 한결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각 인물의 감정은 명확해지고 감성적인 베르테르와 원칙을 중요시하는 알베르트의 대조도 정확해졌다. 기존의 노래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노래 부르는 상황을 바꾼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인물을 다르게 하는 간단한 변화로 드라마가 좀 더 디테일해졌다.

이번 10주년 공연은 부드럽고 디테일해졌을 뿐만 아니라 단호한 해석과 과감한 미장센으로 분명하면서도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가장 큰 드라마의 변화는 베르테르와 롯데의 키스 장면이다. 이전까지는 롯데를 정숙한 아내로 설정하고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베르테르의 사랑을 갈등하도록 그렸다. 반면 이번 공연은 베르테르와 롯데의 교감을 강조하면서 상처받은 베르테르가 찾아왔을 때 롯데가 먼저 키스를 하는 용기 있는 여성으로 그려낸다.

배를 상징하는 무대나, 결혼과 침실을 상징하는 흰 카펫 위에서의 키스 장면 등 김민정 연출은 상징적이면서 회화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둘의 키스 장면에 힘을 준 것은 베르테르의 죽음을 자살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순간의 환희를 맞본 베르테르는 죽음으로 그 순간을 정지시켰다.

정민선의 음악은 베르테르의 섬세한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한다. 현악기가 중심이 된 서정적이면서도 슬픈 정조를 띤 음악은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금단의 열매’나 안타까운 베르테르의 심정을 담은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리프라이즈되면서 효과적으로 정서를 전달한다.

조승우, 엄기준, 김다현 등 역대 베르테르에 이어 이번 공연의 베르테르는 송창의, 박건형이 캐스팅되었다. 기존의 베르테르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슬픈 감성을 건드리는 송창의와, 좀 더 도발적이면서 적극적인 사랑을 하는 박건형의 베르테르가 다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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