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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광화문 현판과 숭례문

[허영섭 칼럼]

경복궁의 전각을 복원하고 광화문에 제자리를 찾아 준 것은 나라의 자존심과 민족정기를 살리는 작업이었다. 조선총독부를 헐어낸 자리에 흥례문이 세워졌으며, 그 옆에 협성문과 용성문이 제 모습으로 복원됐다.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면서 옛 왕조의 상징이던 경복궁이 마구 짓밟히고 훼손당했던 흔적을 말끔히 씻어낸다는 뜻이다. 이처럼 지난 20년 동안 진행된 복원작업으로 원래 모습을 되찾은 문루와 전각이 모두 90여 채에 이른다.

그런데 새로 복원된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갔다니,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현판 오른쪽의 ‘光’자 부분에 위아래로 길게 금이 가 있고, 다른 부분에도 예닐곱 군데나 가느다란 실금이 나 있는 상태다. 올해 광복절을 기해 복원식을 가진 지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라는 점에서 복원작업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화재청의 해명대로 금강송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일 수도 있겠으나 국민이 받아들이는 정서는 그리 흔쾌하지가 않다.

지난 1968년 광화문 이전 작업 때 만들어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40년 동안이나 멀쩡했던 사실과는 분명히 비교가 되는 일이다. 새 현판 글씨가 굳이 한자로 씌어져야 했는가 하는 논쟁에 연이어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미덥지가 않다. 그 당시에도 일제 때 건춘문 쪽으로 옮겨졌던 광화문을 원래 자리로 옮긴다고 했으면서도 제자리를 잡아주지 못함으로써 이번에 다시 공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남긴 것이었다.

그럴리야 없다고 믿으면서도 혹시 복원작업에 실수가 또 없지 않았겠느냐는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땅속에 박혀 있는 9300여 개의 소나무 말뚝을 제거하지 못한 채 공사가 이뤄진 것은 못내 찜찜하다. 당초 말뚝을 뽑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으나 비용과 공사기간을 줄이려고 그냥 두었다는 얘기다. 경복궁 복원작업은 2030년까지 이어질 계획이지만 원래의 뒤뜰 경내에 청와대가 들어섰기에 완전한 복원이 어렵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이런 상황에서 숭례문 복원작업은 또 다른 관심거리다. 지난 2008년의 어이없는 화재사고로 2012년 말까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제발 앞서의 비슷한 문제들과 부딪치는 일만큼은 없었으면 한다. 가뜩이나 정부당국의 감독 소홀로 나라의 공식 인장인 국새 제작과 관련해서도 너나없이 우롱을 당한 뒤끝이다. 국가의 자존심을 높이려는 문제로 인해 오히려 정부의 권위와 신뢰가 자꾸 실추되어서는 곤란하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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