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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과 웰메이드 영화

류승완 감독은 ‘부당거래’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는 철저하게 영화의 색깔에 어울리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에 자신의 인생관을 담기보다는, 오로지 완성도만을 따지겠다는 의미였다.

전작에서 자의식 과잉의 오류에 종종 빠졌던 류 감독의 이같은 다짐은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장인’의 길을 걷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연출자 본연의 색깔을 최대한 배제하고, 카멜레온처럼 어떤 장르의 영화든지 수준급으로 뽑아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는 얘기였다.

영화감독의 수식어로 자주 쓰이는 작가와 장인중 어느 한 쪽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매우 어렵다.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사를 들춰봐도 처음부터 작가를 목표삼아 출발한 명감독들은 드물다. 임권택 감독처럼 오랜 시간동안 질곡의 세월을 견뎌내며 살아남고 보니 어느새 작가로 인정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개봉된 몇몇 한국영화들을 보면 감독들이 시작부터 작가를 추구하는 것같아 다소 아쉽다. 재기발랄한 소재와 주제로 덤벼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장르의 오랜 규칙을 일부러 배반해가면서까지 본인의 색깔을 짙게 칠하다 보니 벌어진 결과로 여겨진다.

장르는 벗어나는 것도, 그 안에 머무는 것도 어렵다. 머물면 안주한다고, 벗어나면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받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장르의 규칙을 제대로 지키는 게 중요한 이유는 장르의 숙지는 곧 매끈한 만듦새와 대중적인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본의 거품이 빠질대로 빠진 우리 영화계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웰메이드’한 장르 영화와 이를 잘 만드는 장인이다. 장르를 비틀고 변용하는 작가의 재주는 그 다음의 순서다.

감히 기본기에 충실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전신 수영복이 금지되고 나서 더욱 빛을 발하는 ‘마린보이’ 박태환도 팬티 한 장만 입고 헤엄치는 기본기를 지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너무 억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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