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으로 여심을 흔들어 놓고 홀연히 군인이 된 공유(31)는 야속하게도 3년 반이 지나서야 본업으로 돌아왔다.

더욱이 ‘스위트 가이’의 귀환을 한껏 기대하던 팬들의 마음은 뒤로 한 채 코믹한 찌질남으로 변신했지만, 진심 어린 연기에는 또 다른 달콤함이 묻어난다.

꼼수 못부리는 ‘2대 8 가르마’

‘그녀를 모르면 간첩’ ‘잠복근무’ 등 여러 영화에 출연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끌고 갈 작품을 언제나 갈망해 왔다. ‘커프’의 인기 여파는 제대 후까지 이어졌지만 꿋꿋이 자신의 영화를 기다렸고, 결국 유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김종욱 찾기’(다음달 9일 개봉)를 찾았다.

“전략적으로 인기 관리하는 걸 못해요. 매니지먼트가 할 일이기도 하지만 작품 선택은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가 첫 번째 원칙이거든요. 휴가 나올 때마다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고, 공백은 길었지만 원하던 컴백작을 얻게 돼 기뻐요.”

반듯한 2대8 가르마에 구김살 하나 없는 옷차림, 고지식한 성격으로 여행사에서 해고되고 어렵사리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시작하는 한기준이 새 캐릭터다. ‘커프’의 스타일 가이 최한결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요즘 세상에 걸맞지 않게 솔직한 모습에 애착이 갔어요. 꼼수 부리고 뻔뻔한 인물이 많은 세상에 융통성은 없어도 맑고 진정성 있는 사람을 동경해 왔나 봐요. 작전을 세워서 ‘이런 캐릭터는 먹힐 거야’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걸 좋아해요.”

그러면서도 “마초적이고 지나치게 남성적인 캐릭터는 선호하지 않는다”며 “그런 시나리오가 한국 영화에 많다 보니 선택의 폭도 좁아졌다”고 했다.

여성감독과 작업 … 코드 맞아

이 영화는 인기 로맨틱 뮤지컬의 연출가이자 극작가, 뮤지컬 원작을 탄생시킨 주인공인 장유정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경험은 없지만 기존 영화에서 보여준 적 없는 신선함이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커프’에 이어 두 번째 여성 감독과 작업이라는 점에도 기대가 컸죠. 아주 작은 차이일지라도 여성만의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한 로맨스가 있고, 그런 코드에 맞는 여성성이 제 안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청소년 드라마 ‘학교 4’에 함께 출연한 데뷔 동기 임수정이 그의 상대로 나섰다.

“임수정씨가 안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렇게 밝은 역할은 처음이거든요. 어둡고 무거운 연기만 하다가 ‘아∼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라는 걸 눈앞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덕분에 제대 후 첫 작품에 든든한 힘이 됐죠.”

방송 인터뷰 중 “시간에 맡기고 싶다”는 임수정의 돌발 발언에 대해서는 “무척 당황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2007년 열애설 이후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처음부터 친한 건 아니었지만 둘 다 여유가 생기면서 좋은 관계가 됐어요. 동성이든 이성이든 많이 의지하는 소중한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요. 공효진, 윤은혜도 그렇고요. 임수정씨는 그중 더 애착이 가는 친구예요. 이런 부분이 부각되는 게 부담되고 불편하지만, 군대도 다녀오고 나이를 먹다 보니 이제는 좀 여유가 생기네요. 하하.”/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