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나쁘지 않았는데 1년 만에 더 업그레이드됐다. 출품작은 물론이고 전시장 인테리어나 체험 이벤트 등 전 부문에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발전했다.”(관람객 이유정씨)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관람객으로부터 칭찬 세례를 받고 있다. 게임 관련 부문은 물론 게임 외적 요소까지 구경꾼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보다 뛰어난 게임성을 지닌 작품이 잇따라 출품됐다. 이날 게이머의 혼을 빼놓은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 한게임의 ‘테라’, 블리자드의 RPG ‘디아블로 3’였다. 일반적으로 게임쇼에서는 블록버스터가 하나만 나와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이번 지스타에는 3종이 등장한 것이다.
실제 이들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서는 최소 1시간30분을 기다려야했다. 몇몇 게이머가 대기 행렬이 긴 것을 두고 “역대 최고의 지스타, 피로도도 역대 최대”라고 말할 정도였다. 세 게임은 공히 화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액션으로 시연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테라’ 부스에서 만난 허세환씨는 “논타깃팅 방식의 사실적 액션과 타격감이 지금까지 나온 MMORPG 중 가장 뛰어난 것 같다. ‘아이온’에 버금가는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관람객 편의시설도 수준급
6년 만에 지스타에 얼굴을 내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부스도 발 디딜 틈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스포츠, 댄스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동작인식콘솔은 특히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게이머만이 아닌 일반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시장 오른편에 마련된 대형 어린이 놀이터는 올해 지스타의 야심작이라 할 만 하다. 세 살배기 딸아이와 전시장을 찾은 김은희(34) 씨는 “남편과 평소에 게임을 즐기는 편이라 지난해부터 오고 싶었다. 마침 올해 이런 시설이 생겨 유아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기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해외 게임쇼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동형 카페도 벡스코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겸해 이곳에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조은수(20)씨는 “많이 걷고 오래 서 있기도 해 목이 말랐는데 행사장 한가운데 앙증맞은 ‘스타벅스’ 매장이 있어 반가웠다.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와 닿는다”며 갓 걸러낸 커피를 권했다.
한편 개막일이 수능시험과 겹쳤음에도 오후 5시 현재 4만 명(한국콘텐츠진흥원 추산)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몰려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24만 명을 동원, 역대 최대 흥행스코어를 기록한 지스타가 올해 이 기록을 다시 깰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개막 첫날 같은 시간 기준 관람객은 3만1000명이었다.
/사진=도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