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높아진 ‘국격’에 뿌듯해 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본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과 경제 대통령들이 한자리에 모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일상 속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주변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큰소리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거나 동석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소음도 소음이지만 그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것은 참기 힘든 고역이다. (뉴욕이나 도쿄 등 해외 대도시에서 지하철을 탔을 때, 직장인·노동자·어린아이를 불문하고 대부분 침묵하거나 소곤거리는 모습에 신기해한 적이 있었다.)
문화생활을 위해 모처럼 시간을 내 들른 극장에서도 신경이 곤두세워지곤 한다. 불이 꺼지고 본 영화 상영이 시작됐음에도 계속 동행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별생각 없이 앞좌석을 툭툭 건드리고 차는 행동에 영화 보는 내내 몰입은 물 건너 가버린다.
길거리를 걷고 있는데 앞에 걸어가던 남자가 서슴없이 뿜어대는 담배 연기와 담뱃재에 불쾌감을 느낀 적도 부지기수다. 한적한 길도 아니고,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에서조차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재를 털며 활보하는 모습에 한숨이 새어 나오곤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들은 아직 철없다고 치부하는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청년, 중년, 노년 등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국격’ 운운에 앞서 스스로의 ‘격’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자존감, 타인에 대한 배려를 되새길 때다. ‘코리아 브랜드’ 강화는 대외 과시용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우리를 서로가 존중해줄 때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여긴다. /박강규(29) 온라인쇼핑몰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