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휴대전화는 통화만 잘되면 좋은 그냥 ‘기계’였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지만 속도는 느렸고 요금은 비쌌다. 굳이 이용할 이유도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세상은 달라졌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휴대전화로 은행 거래를 하고 게임을 즐기며 친구들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에 빠져 산다. 휴대전화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불린다. 새로 개통되는 휴대전화 가운데 절반이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11월 28일 공식 출시된 아이폰이 몰고온 변화다.
아이폰 출시 당시 올해 200만∼300만 대 정도 판매가 예상되던 스마트폰은 벌써 500만 대를 넘어 600만 대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순히 예상보다 많이 팔린 것만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는 모바일 인터넷은 아이폰과 함께 마침내 대중성을 획득했다. 비싸기만 하고 쓸모가 없던 모바일 소프트웨어도 아이폰 덕에 생명력을 얻었다. 앱스토어라는 개발자 중심의 생태계가 형성돼 저렴한 가격에 유용한 프로그램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한 소통 방식의 급속한 확산 역시 스마트폰 덕분이다. 일상 생활에 SNS가 일상화됐고 이에 따른 소셜커머스의 등장, 미디어와 광고 시장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기술적인 논의만 무성하던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 오피스도 아이폰 도입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분위기다. 공인인증서 의무화가 풀리고 인터넷 실명제의 난맥상 등 제도적 문제점이 도드라진 것도 아이폰이 촉매제가 됐다.
◆내년엔 모바일 BM 구체화
최근 모바일 시장 전망을 담은 책 ‘모바일 이노베이션’을 쓴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본부장은 “내년 말이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2000만 대에 이르며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핵심 서비스가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인터넷 기반의 화상통화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글로벌 SNS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