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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영화같은 ‘동족 비극’ 그만

[와이드 엔터]

2년 전 서해교전을 다룬 영화 두 편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다.

솔직히 ‘배달의 기수’처럼 낡디 낡은 반공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북한의 도발에 산화한 청춘들을 스크린에 되살리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지만, 무력 충돌을 불사하자는 보수 우파의 강경한 논리에 휘말려 괜한 냉전 분위기를 조장하는가 싶어 내심 걱정스러웠다.

두 편 모두 제작비 조달 등 이런저런 악재가 겹쳐 제작이 중단됐고, 서해교전의 가슴 아팠던 기억은 묻혔다.

시간이 흘러 지난 3월 천안함이 침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정부 당국은 북한 잠수정의 공격으로 인한 사건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현재까지 일부의 구구한 억측에도 정부의 발표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바로 이틀 전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해병대원 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뭍으로 탈출하지 못한 연평도 주민들은 아끼던 보금자리를 떠나 방공호에서 공포의 밤을 보냈고, 삼림 일부는 포화에 휩싸여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몇 년 전 사석에서 만난 일본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한국 사회는 영화의 소재로 좋을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수시로 터져주고 있는데다 정치적 환경이 정말 역동적이다. 남북 대치 상황을 다룬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JSA’만 해도 일본은 절대로 만들지 못할 종류의 작품”이라며 이야기감이 넘쳐나는(?) 한국 영화계를 부러워했다.

진심이건 비아냥이건 차치하고 서해교전과 천안함 침몰, 연평도 도발 등과 같은 비극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영화 못 만들어도 괜찮으니, ‘혈육’에게 총을 겨누지는 말자. 정치·군사적 이슈, 영화적 소재를 되짚기 전에 전선에 나가 있는 병사들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친구라는 것, 그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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