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이 보송보송한 아이돌도 아니다.부리부리한 눈에 콧날이 오똑 선 꽃미남도 아니다.툭툭 내뱉는 말은 무심하기만 할 뿐 시크하지도 않다.그런데 그의 말 한마디에 가슴에선 쿵 소리가 나고, 미소 한 점에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TV 앞에서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 짓게 만드는 나쁜 남자들이 올겨울 안방 여심을 달군다.
현빈(SBS ‘시크릿 가든’)
◆ 캐릭터 (김주원 역)
오만함, 동시에 완벽함의 결정체. 최고급 수제화 마니아. 인터뷰 한 번으로 미 명문대에 입학, 최우수 졸업한 천재. 물려받은 재산이, 앞으로 물려받아야 할 재산이 얼마인지 모르는 재력가. 몸에 대고 재단한 듯 스키니한 슈트부터,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아 만든 트레이닝복까지 전천후로 소화하는 패셔니스타. 호적상 사촌, 심정상 철천지원수 오스카를 향한 질투심이 유일한 약점. 오스카가 스포츠카를 사면 스포츠카 매장을 사들이고, 오스카가 요트를 사면 선착장 근처 땅을 죄다 사버려야 하는 유치함마저도 귀엽다.
◆ 명대사
“길라임씨한테 소리 좀 그만 지르세요. 저한텐 이 사람이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
“그 여자다.(중략) 지금 눈앞에 앉아있는 저 여잔,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던 그 여자보다 훨씬, 멋있다.”
“댁 완전히 이상한 여자야. 근데, 바로 그게 문제야. 그게 너무 이상하니깐. 난 그런 댁이 얼떨떨하고 신기해. 그래서 나는 지금 딱, 미친 놈이야.”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어? 내가 이걸 밤마다 어? 내가 오죽하면 이래? 당신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하필 난데?”
“길라임씬,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 향후 관전 포인트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핵심 설정. 실제로나 캐릭터상으로나 남성미 넘치는 현빈의 여성스러운 면면을 볼 수 있을 듯. 코믹하고 귀여운 설정으로 제2차 현빈앓이 예약.
권상우(SBS ‘대물’)
◆ 캐릭터 (하도야 역)
정의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검사계의 꼴통. 다혈질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곰탕 한 뚝배기만큼 뜨끈한 남자. 고등학교 시절 버스에서 만난 ‘누나’ 서혜림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만드는 진정한 외조의 왕. 서혜림에게 늘 ‘아줌마’라고 타박하면서도,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야근 중인 내 여자 위해 삶은 계란에 사이다 배달할 줄 아는 로맨틱한 남자. 일편단심 눈물겨운 아줌마앓이.
◆ 명대사
“아줌마, 힘들고 지칠 때는 내 어깨에 기대. 빌려줄게”
“국회의원 출마해 봐!내가 한 표 찍어줄게. 서혜림! 서혜림!”
“너무 자책 마. 세상의 어떤 이별도 아름다운 건 없다잖아.”
“내 소신보다 서혜림이 중요하니까.”
◆ 향후 관전 포인트
‘아줌마’ 서혜림을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으로 만드는 눈물겨운 뒷바라지. 서혜림과의 러브 라인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내 여자만큼은 화끈하게 지켜주는 ‘남중남’(남자 중의 남자)의 매력을 과시할 예정.
정준호(SBS ‘역전의 여왕’)
◆ 캐릭터 (봉준수 역)
없는 집에서 귀하게 자란 로미오. 남들 다 하는 사회 생활, 그가 하면 유난히 애처로워 보이는 이유다. 잘나가는 골드 미스와 결혼해 인생 역전하려다, 이 시대 가장 힘없는 가장으로 전락하는 인물. 그러나 당당한 가장이 되고 싶어 순대 썰기를 주저하지 않는 우리 시대 젊은 가장.
◆ 명장면
정준호는 코믹하면서 진심을 담은 연기, 잘생긴 마스크임에도 허술하고 유약한 내면을 잘 표현하는 배우다. 이런 정준호의 연기는 눈물 연기에서 빛이 난다. 다니던 회사에 희망 퇴직서를 내고 쓰레기장 옆에서 숨죽여 오열하는 일명 ‘쓰레기 오열 신’은 야근하는 남편 기다리며 홀로 TV 보던 아줌마 시청자들 깨나 울렸다는 후문.
◆ 향후 관전 포인트
옛정에 한순간 흔들렸던 남자의 좌충우돌 현실 컴백기가 그려질 예정. 울고, 빌고, 무릎 꿇는 굴욕의 시간을 지나 역전의 여왕을 만드는 역전의 왕, 외모만큼 번듯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