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초반, 미확인 소문과 사진이 퍼지고, 색깔론이 난무하며 잠시 혼란에 빠졌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냉정을 되찾았다. 전사 장병에 대한 추도와 피해 주민에 대한 위로 글이 물결을 이루면서 온기를 회복하더니 이제 냉정한 현실 인식에 기반한 성숙한 의견 개진이 확산하고 있다.
◆“북 견인 남측 지렛대 사라져”
25일 트위터에는 사태의 본질을 파고드는 파워 트위터의 날카로운 분석 글이 많아졌다. 특히 서울대 조국(@kukcho) 교수의 글이 많이 인용(RT)됐다. 조 교수는 “북한은 사과하지 않는다. 남한은 북한 규탄에 몰입한다. 미국은 중국에게 대북 압력을 넣으라고 말한다. 중국은 양비론과 자제를 강조한다. 똑같은 시나리오”라고 천안함 사태 이후 반복되는 현상을 정리하면서 “군사적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북한을 견인하고 변화시킬 남측의 지렛대가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체제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문화비평가 이택광(@Worldless) 경희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 당장 전쟁할 생각은 없지만 ‘전쟁이 최후의 정치’라는 명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전략적 인내와 세계비핵화선언을 선포한 오바마의 입지를 좁게 만들어서 결국 미국 내 강경파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냉혹한 현실을 바탕으로 한 대책이 절실하단 의견도 많았다. 김진애(@jk_space ) 민주당 의원은 “북한 도발은 불행히도 비판만으론 교정불능이다. 외교력이 관건이며 관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시사평론가 진중권(@unheim)씨는 “안보란 군사만이 아니라 정치·경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총체적 상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 “대포폰 등 주요 현안 묻혀”
트위터 이용자 사이에선 사태 원인을 두고 논란이 가열됐다. “남측의 군사훈련이 북을 자극한 것이 연평도 포격의 원인”으로 지적한 뉴욕타임스 기사가 소개됐지만 이에 대해 “미니스커트를 입었기 때문에 성폭행당한 것이라는 억지 주장과 다름없다”(@son***)는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무력공격에 대해 모두가 비난의 목소리였지만 정부의 대북정책과 사태 대응, 군의 미흡한 초기 대응 및 솔직하지 않은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컸다.
연평도 포격 사태로 ‘대포폰·민간인 사찰·4대강·TV 수신료 인상’ 등 주요 사회 현안이 일거에 파묻혔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에 “대포폰을 대포로 막았단 말이 진짠지 지켜봐야지”(@xm**), “야당도 4대강, 대포폰, 연평교전 책임 등을 챙기기 바란다”(@do*)는 주문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