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영화계는 원빈과 윤정희, ‘시’와 ‘이끼’가 이끌었다.
26일 제47회 청룡영화상을 마지막으로 2010년을 정리하는 주요 영화상 시상식이 모두 막을 내렸다.
지난 5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아 뛰어난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은 ‘시’는 제31회 대종상부터 청룡까지 모두 4개의 영화상에서 작품·감독 등 7개의 상을 거머쥐며 국내 흥행 참패로 겪은 아쉬움을 달랬다.(이하 표 참조) 특히 주연을 맡은 윤정희는 15년 만의 복귀작인 이 작품으로 2개의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노장 투혼’을 과시했다.
원빈은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실패했지만 연기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아저씨’로 대종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다.
‘이끼’ 강우석 2관왕 등 ‘수확’
강우석 감독의 ‘이끼’ 역시 짭짤한 수확을 거뒀다. 강 감독은 대종상과 청룡에서, 주연 천용덕 이장으로 나와 노역 분장을 불사한 주연 정재영은 청룡에서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조연으로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했던 유해진은 대한민국 영화대상과 청룡에서 차례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특히 청룡 시상식에서는 진행자로 나선 연인 김혜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상의 감격을 누려 기쁨을 더했다.
이 밖에 ‘하녀’의 윤여정이 3개 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모조리 휩쓸었으며, ‘방자전’의 송새벽과 ‘시라노;연애조작단’의 이민정은 남녀 신인 연기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또 저예산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열연한 서영희는 대한민국 영화대상과 영평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아 확실한 주연급으로 인정받았다.
반면, 폭력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병헌·최민식 주연의 ‘악마를 보았다’는 ‘저주받은 걸작’으로 남을 전망이다. 4개 영화상의 주요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단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