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사회일반

“누구나 ‘비트윈’…동성애자 숨지말라”

‘비트윈’ 책 펴낸 오피스h 대표 황 의 건

“세상이 원하는 나와 내가 원하는 나가 만난다는 거죠.”

사람 실물사진 같은 책 표지에 대해 황의건(42)씨는 “게이 인형인 ‘게이 밥(Bob)’이 마주본 사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풀어낸 ‘비트윈(Between)’을 내놓은 그를 자신이 운영하는 홍보대행사 ‘오피스h’ 사무실에서 만났다.

언변 뛰어나고 스타일리시하기로 유명한 16년차 ‘홍보맨’에게 출간은 2009년 ‘행복한 마이너’란 책에서 ‘게이스러운’ 부분을 살짝 드러냈을 때부터 예견됐다.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렸고, 지금이 그때라고 여겼다.

그의 게이다(게이 레이더)에 의하면 현재가 성적 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면 “살짝 눈치를 보게 되는 때”이고, 그래서 그들에 대한 궁금증이 막 피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가족은 달랐다.

“메트로신문에 책 광고가 난 걸 보고 대학생 조카가 어머니에게 고자질을 한 거예요.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네가 독립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보수적인 사회에서 초강수를 두며 살 필요가 있느냐’고 또 한 번 눈물을 흘리셨죠.”

지인들은 “미안하다, 내가 널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 자만이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따뜻하고 고맙다”고 했다. 또 “트위터나 e-메일로 욕설을 보내는 이들은 독해졌지만 수적으로는 소수”라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여전히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자)는 존재한다. 그가 책을 냈던 즈음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게이 커플의 사랑이 다뤄지자 “이 드라마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책임지라”는 신문 광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린 ‘군대 내 동성애자에 대한 처벌은 차별’이라는 판단에 일부 단체는 격렬하게 항의했다.

“동성애라는 것은 장려한다고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죠. 여성, 남성으로 태어나듯 타고나는 것이니까. 오히려 일부 주장처럼 ‘드라마를 보고 내 아들이 게이가 됐다’는 것은 ‘게이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기로 결심했다’고 해석하는 게 올바를 겁니다.”

황 대표는 “무식은 배우면 유식해질 수 있지만, 그들의 무지는 지혜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지식을 넣어도 지혜가 생기지 않는 사람들 아니겠느냐”며 “‘내가 싫은 거면 남들도 다 싫어해야 한다’는 획일화된 생각에 사로잡혀 산다는 게 조금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획일화가 성 정체성에 한정되지 않는 것에도 답답하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사는 새터민이나, 결혼과 비혼 사이에서 선 ‘골드미스’도 비트윈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비트윈으로 살면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죠. 비트윈이든 아니든 누구나 똑같이 힘들어요. 색깔이 다를 뿐이죠. 하지만 고민과 방황을 극복한 사람에게만 사회는 ‘인간 승리’라는 딱지를 붙여 줄 겁니다. 그 극복은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하죠. 소외와 차별 뒤에 자신을 감추는 루저는 되진 말자고요.(웃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