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기파 남자 배우들이 다음달 국내 극장가에서 자웅을 겨룬다.
다음달 9일 개봉될 ‘투어리스트’의 조니 뎁을 시작으로, 22일 맞붙는 ‘황해’의 하정우와 김윤석, ‘쓰리 데이즈’의 러셀 크로와 리엄 니슨이 주인공들이다.
먼저 ‘투어리스트’의 뎁은 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광기 어린 모자 장수에서 실연의 아픔을 달래려 이탈리아를 찾은 관광객 프랭크로 돌아왔다. 낯선 여행지에서 매력적인 여인(앤절리나 졸리)을 만나 국제 갱단의 추격을 받는 신세로 전락하는 캐릭터다.
특유의 카리스마 대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사랑받았던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와 말투로 ‘순수남’의 어리숙한 매력을 뽐낸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크로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아내를 구해내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 존으로 변신했다. 스턴트맨의 도움을 거절하고 위험천만한 자동차 추격 장면을 직접 연기하는 등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탄탄한 연기력을 곁들여 고뇌하는 가장의 고통받는 내면을 눈물 나게 전달한다.
니슨의 가세는 크로의 열연에 날개를 달아준다. ‘마이클 콜린즈’같은 사회성 짙은 드라마부터 ‘배트맨 비긴즈’의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악역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해 온 그는 2008년 ‘테이큰’을 통해 중년의 액션스타로 다시 태어났다.
이 작품에서는 희대의 탈옥수 데이먼으로 등장해 존이 시도하는 아내의 탈옥을 돕는다.
2007년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릴러 열풍을 일으켰던 ‘추격자’에 이어 다시 손잡은 하정우와 김윤석은 또 한 번 추격전에 뛰어들었다. 연변 남자와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해 환상의 호흡을 과시한다.
캐릭터 몰입을 위해 일 년 내내 ‘까까머리’로 지낸 하정우는 산과 들, 바다를 누비는 과정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감수하는 등 극한의 고통을 이겨냈다. 아내를 찾고 빚을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맡은 구남 역을 맡아 “성격 자체가 변했을 정도”라고 털어놨을 만큼 극 중 인물과 완벽하게 한 몸이 됐다.
김윤석 역시 “악이 곧 일상인 인물”이란 캐릭터 소개로 알 수 있듯이 뼛속까지 악당인 면가를 호연했다. 3개월간 조선족 트레이너와 숙식을 같이하며 연변 사투리를 익히는 등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