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파 원로배우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이 30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2006년 9월 공연 도중 넘어져서 머리를 다쳐 4년여간 병상을 벗어나지 못한 그는 세 번의 뇌 수술과 한 번의 폐 수술을 받을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준홍씨는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 지냈다”며 “오늘 아침 돌아가실 때 눈물을 흘리셨다”고 말했다.

1962년 영화 ‘동경서 온 사나이’로 입문한 고인은 64년 신성일·엄앵란과 출연한 ‘맨발의 청춘’에서 빼어난 트위스트 춤 실력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오늘은 왕’ ‘병사는 죽어서 말한다’ ‘성난 영웅들’ ‘사랑의 종합병원’ ‘남부군’ 등 160여 편의 영화에서 재기발랄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입담과 노래 실력도 겸비해 극장쇼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말년은 다소 불운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자신의 예명을 도메인에 사용한 음란사이트가 나와 운영자로 오해를 받으면서 우울증을 앓고 자살 기도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 시련을 겪었다. 연예 활동에 피해를 봤다며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배상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옥이씨와 준홍씨, 딸 영신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장례식장 별관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