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날 오전 11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13일 화려한 베일을 벗는 SBS 새 월화극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의
제작발표회에는 국내외 취재진 300여 명이 몰렸다. 정우성과 수애, 차승원과 이지아는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너머로 더 환한 빛을 냈다.
바라만 봐도 행복한 네 명의 톱스타가 12월 안방극장에서 열심히 달리고 뜨겁게 사랑한다.
정우성&수애
“아름다운 여자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 베드신도 아름답게 찍었습니다”(정우성) “‘사탕 키스’ 버금가는 장면이 나올 것 같아요”(수애)
파트너십이 벌써 대단하다. 첫 촬영지였던 이탈리아에서 ‘동이 트는 줄도 모르고’ 키스신 촬영부터 했으니, 신뢰와 친밀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극 중 정우성은 범국가 위기 방지 특수기관 NTS의 레전드급 특수 요원 이정우 역을 맡았다.
“ ‘아시아의 제임스 본드’가 될 줄 알았는데, 촬영하면서 그건 꿈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하. 상사의 명령까지 무시하려 들고 감정이 늘 앞서는 좌충우돌 열혈 요원이에요. 15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정우성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베일에 싸인 비밀 병기 윤혜인 역을 맡은 수애가 ‘드레수애’다운 우아함을 잠시 잃고 ‘큭큭’ 소리 내 웃었다. 액션신, 물고문신, 베드신보다 힘든 건 웃음을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란다.
“기대도 못한 낯선 모습들이 너무 재밌어요.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그렇게 코믹하진 않을 텐데, 멀쩡하게 생긴 정우성씨가 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깜짝 놀라실 겁니다.”
파안대소하던 정우성은 베드신 카드를 다시 꺼내며,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힘이 들었다”고 맞받아쳤다.
“어머님, 아버님, 어린 친구들 다 보는 드라마에서 수위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깜깜하더라고요. ‘사탕 키스’ 질문도 너무 많이 받는데, 기대치를 뛰어넘으려면 ‘소금 키스’라도 해야 할까봐요. 시청률은, 15년 만의 안방 컴백작이니까, 최소 15% 정도? 하하.”
차승원&이지아
“여배우니까 공주 대접해주고 있죠. 근데 밥은 엄청 먹더라고요.”(차승원) “어머, 선배님! 전 형님 대접받고 있다고요!.”(이지아)
이들에겐 ‘액션 커플’이라는 별명이 붙을 전망이다. 이날도 ‘블랙 카리스마’를 발산한 차승원은 미국 국토안보부 동아시아 지부장이자 테러조직 ‘아테나’의 수장 손혁 역을 맡았다. 일본 촬영 도중 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 신세를 졌던 그는 “이제 너무 건강하다”며 웃었다.
“오늘도 인천 송도에서 새벽 5시까지 촬영하고 오는 길입니다. 그런 일을 겪고 나니 더 의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악역이지만, 다른 맛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거대하고 멋진 액션신이 많고요.”
액션 연기에 관해서라면 이지아도 할 얘기가 많다. NTS 특수요원 한재희 역을 맡은 그는 고난도의 액션신을 모두 직접 소화하는 열성으로 선배 연기자들의 칭찬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날도 온몸에 든 멍을 화장으로 가리고 왔다고 했다.
“일단 슛이 들어가면 정신을 놓게 되는 것 같아요. 정신이 없으니 부상 같은 건 생각도 못하죠. 먹는 걸 자제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운동으로 관리를 했더니, 액션 연기가 수월한 것 같아요. 한계에 부닥치기도 하지만 최대한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NTS 동기 이정우를 짝사랑 하지만 손혁과도 어쩔 수 없는 사랑으로 얽힌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차승원과 첫 베드신을 촬영한 그는 “나중에 정신 차려 보니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몰입해 촬영한 것 같다”고 했다.
“뭐야? 내가 그렇게 능수능란했단 말인가? 하하. 지아씨 액션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대역이 왔다가 그냥 돌아간다니까요. 저는 추성훈씨와 26시간 격투신을 촬영하고 진이 다 빠졌어요. 물론 저도 30대 초반에는 몸을 사리지 않았어요. 17m 높이에서도 뛰어내렸는데 마흔 넘으니 7m 도 못 뛰어내리겠다니까요. 하하.”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