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공개해 세계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보 유출의 유력한 용의자인 미군 일병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4월 미군 헬기의 민간인 총격 영상, 7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전 기밀문건 9만여 건, 10월 이라크전 기밀문건 39만여 건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미 국무부가 270개 재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폭로했다.

이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 위키리크스는 아직까지 입을 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이라크 주둔 미 일병 출신인 브래들리 매닝(23·사진)이 있는 것으로 관계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현재 매닝은 2007년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가 바그다드에서 민간인들을 총격하는 영상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5월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52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 기지의 정보 분석병으로 배치된 매닝은 이번 외교 전문의 출처로 의심되는 국방부 내부전산망(시프르넷)에 접근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매닝은 전직 해커인 친구에게 자신이 빼돌린 정보를 한 호주인에게 건넸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프르넷은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부처 간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해 안보 위협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매닝과 같은 군인이나 외교관 등 수백만 명이 국가 기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보안상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미국은 문건 유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적극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