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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딱 좋았는데… 김주원·길라임 돌려줘!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은 꽤 괜찮은 드라마였다.

이제 막 시작됐지만 전형적인 ‘안하무인 재벌 3세와 자수성가형 서민 여자 캐릭터의 로맨스’를 캐릭터와 대사로 뚫고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관점을 내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핵심은 전형적인 계급 간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라 1980년대 히트한 영화 ‘스위치’처럼 남녀의 영혼이 바뀌는 판타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뜩이나 이런 신분 차이에서 생기는 로맨스 자체가 판타지인데 여기에 진짜 허황된 판타지가 결합되며 방향성이 모호해졌다. 이때 중요한 건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경계가 아니라 그동안 구축된 캐릭터와 상황의 설득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란 점이다.

그런 맥락에서 ‘시크릿 가든’은 이중으로 짜여진 판타지 구조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김주원(현빈)과 길라임(하지원)의 영혼이 바뀌면서 초반부를 통해 짧지만 강렬하게 구축된 캐릭터의 정체성이 흐트러졌다. 캐릭터의 기반이 흔들리며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 역시 극을 받치지 못하고 있다.

짐작하건데 애초에 ‘시크릿 가든’은 로맨스 드라마의 전형성을 판타지로 극복하려는 생각이었을 것이지만 판타지에 판타지가 겹쳐졌을 때 시청자들이 느끼는 혼란의 정도를 예상하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안데르센의 동화 ‘왕자와 거지’처럼 뒤바뀐 정체성은 변화된 상황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열쇠여야 한다.

하지만 ‘시크릿 가든’은 길라임과 김주원의 정체성을 ‘마법처럼’ 바꿔놓은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다. 두 사람은 다른 자리에서 무엇을 보고 또 배울 것인가. 거기에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높은 시청률과 지지는 전형적인 캐릭터를 현실의 인간들로 구현한 배우들의 역량 때문이 컸다. 길라임과 김주원을 연기한 하지원과 현빈의 리얼리티와 오스카를 연기하는 윤상현의 조화가 드라마를 지탱하는 한 축이었다.

그런데 이 안정감은 또한 기존의 전형성을 바탕으로 구축된 것이다. 장르적 레퍼런스를 통해 보다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이 가능했다면 이제부터는 전적으로 자신들이 그 전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영혼이 바뀐 남녀가 직면한 구태의연한 클리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이것은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를 비롯해 배우들에게도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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