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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땅 밑 히치콕도 탐낼 공포

[메트로 리비우]레이놀즈 주연의 ‘베리드’… 90분간 관 속 사투 스토리 근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살아 있었다면 ‘베리드’의 각본을 얼마나 탐냈을까. ‘베리드’는 히치콕의 아이디어가 거의 극한으로 실험되는 영화이다.

주인공은 6피트(약 1.8m) 땅 밑 나무관 안에 갇혀 있다. 그에게 주어진 건 휴대전화와 손전등, 성냥 정도. 그는 산소가 떨어지기 전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어떻게든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리고 탈출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끝내준다) 영화는 단 한 번도 주인공이 갇혀 있는 나무관 안을 떠나지 않는다.

죽여주는 아이디어지만, 과연 이 아이디어가 온전한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베리드’는 타당하기 짝이 없는 이 의심을 완벽하게 뒤집는다.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안에서 90분의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예상 외로 광대하며 주제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놀랍게도 ‘베리드’는 전쟁 영화이며 정치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 폴 콘로이는 부자도 아니고 정치가도 아니며 복수의 대상도 아니다. 그는 순전히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이라크로 간 트럭 운전사이다. 그는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을 해오는 얼굴 없는 인질범에게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주어야만 풀려날 수 있는데, 그에게 그런 돈이 어디에 있는가.

여기서 콘로이의 드라마는 이중의 레이어를 형성한다. 육체는 이라크 어딘가에 묻혀 있는 나무 관 안에 갇혀서 꼼짝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이론상 휴대전화를 통해 전 세계 어디와도 연결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만능의 기계가 소통을 이루어주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대화를 단절시키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아마 그것은 전화의 탓이라기보다는 그를 소모품으로만 생각하는 시스템의 문제이리라.

심각한 이야기냐고? 그렇다. 무지 심각하다. 하지만 ‘베리드’는 심각한 것만큼이나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서스펜스 영화이며 관객들을 극단의 공포로 몰아넣는 호러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콘로이를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이 영화는 올바른 조건만 주어진다면 그가 진짜 근사한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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