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기찬(31)이 2년5개월 만에 돌아왔다.
차분하고 신중한 모습은 그대로였지만 자신의 재능을다방면으로 펼칠 계획에 눈빛은 반짝였다.
정규앨범과 에세이 출시를 앞둔 가운데 연기에도 도전한다. 그는 “이제야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바쁜 하루의 한편을 잠시 비웠다.
L.O.V.E
정규 10집 이후 29개월 만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러브’는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 다음달 말 발표를 위해 한창 작업 중인 앨범에 앞서 선보인 프롤로그 형식의 노래다.
“정규앨범에 모든 역량을 쏟기 위해 방송활동도 안 하고 곡만 출시하는데, 저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전할 수 있는 곡일 거라 기대해요. 무겁고, 어둡고, 슬픈 노래만 하는 가수로만 알려져 있잖아요.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 중 가장 밝은 분위기인데 제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로 힙합 듀오 슈프림팀이 랩 피처링을 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들’을 보며 사이먼디의 팬이었는데 같이 녹음하면서 마치 연예인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소문대로 음악 실력도 뛰어나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어요.”
Essay
8월 소집해제 직후 향한 곳이 일본이다. 데뷔 시절부터 일본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독학으로 배워 수준급 일본어 실력을 갖춘 그는 지금까지 지나온 15년간의 연예계 생활과 주변 이야기를 일본 여행을 통해 정리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단 수필집을 다음달 출간한다.
“도쿄는 워낙 많이 알려졌고, 좀 더 인간적이고 한국스럽다고 할 수 있는 오사카를 택했어요. 고배, 나라, 교토 등 인근 지역을 차로 다니며 구석구석 둘러봤어요.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더라도 볼거리가 가득했어요.”
책은 보고 느낀 것을 적고,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그림을 더해 서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우연히 마주친 길거리 음악가의 공연을 보며 자신의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는 식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내의 대형 아쿠아월드를 방문했는데 구경객들의 80%가 연인이더라고요.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와의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그 외에 활동하면서 만난 선후배들의 뒷이야기도 실렸어요.”
글쓰기의 고통을 새삼 알게 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기찬 하면 ‘발라드’로 끝나는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다. 대중에게 나를 제대로 알리고 싶은 방법이 책”이라고 말했다.
Actor
다음달 한 케이블 채널에서 새롭게 시작할 시트콤 출연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학원물로 음악 선생님 역을 제의받았다. 이미 이무영 감독의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2008)로 연기를 경험했다.
“시트콤, 정극, 뮤지컬 등 기회가 되면 진지하게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가 저 자신을 잘 몰라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어요. 공익근무를 하며 한동안 대중의 입장에서 저를 바라보니 많은 걸 깨닫고 용기를 얻게 되더라고요. 저를 알리는 데 주저하지 말자고요.”
11th Album
마침내 전용 작업실을 마련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전원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다.
“요즘은 11집 작업 때문에 1주일에 4∼5일을 작업실에서 보내요. 현재 50%가량 작업이 진행 중이며 전체 음악 중 80%를 직접 작사·작곡할 계획이에요. 전체적인 느낌은 크게 변하지 않을 거예요. 들을 만한 발라드를 들려주고 싶어요.”
디자인/조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