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안아줬는데 또 그러네. 벌써 손 탄 거야.”
한 여성이 태어난 지 2개월 된 영아를 안고 환하게 웃는다. 옆에 있던 남성은 또 다른 아기를 왼쪽 어깨에 올려놓은 뒤 “이 녀석, 우유를 많이 먹었나 보네. 허벅지랑 볼이 터질 것 같아”하고 감탄한다. 여러 가습기에서 뿜어져나오는 하얀 증기, 스윙 바운서(흔들 의자)가 빚어내는 기계음, ‘날 좀 보소’하고 우는 아기 울음소리는 이들의 웃음소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 서울영아일시보호소. 20여 명의 네오위즈 직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의 미션은 첫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분유 먹이고 트림시키기, 우는 아기 달래 재우기, 기저귀 갈기와 같은 일을 해야 했다.
주로 양육을 포기한 미혼모의 아기들을 보살피고 있는 보호소는 보모 한 명이 아기 10명을 책임져야 할 만큼 일손이 부족한 상태다.
네오위즈 모바일 TF의 황창연(36)씨는 “4, 5세 아이의 아빠여서 영아들을 보는 게 크게 어렵진 않다. 우유를 안 먹는 아이는 계속 안 먹고 잘 먹는 아기는 더 달라고 하고…. 아기들은 여전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어 “평소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마침 회사에서 이렇게 배려해줘 너무 뿌듯하다. 회사 이름을 알리고 애사심도 커지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날 봉사로 출산에 대한 생각이 바뀐 여성도 있었다. 제작본부에서 근무하는 김슬아(26)씨는 “아기를 낳을 생각이 없었는데 하루 동안 함께 지내보니 엄마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 얼굴도 모른 채 입양돼야 하는 아기들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씩씩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며 안고 있던 아기의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게임과 인터넷이 주력인 네오위즈의 이 같은 봉사활동은 업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매달 영아 돌보기 외에 소아마비 어린이 간호, 불우한 어린이를 위해 인형과 털모자 만들기, 독거 노인 가구에 연탄 배달하기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근무 시간이 길고 라이프 사이클이 일정하지 않은 IT 기업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온정을 나누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호소의 권은진(30) 보모장은 “보통 어찌할 바를 몰라 구경만 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 회사 직원들은 친자식을 돌보듯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귀띔했다.
봉사 및 지원 문의:02)55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