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공연가에 유령 소동이 벌어진다.

이해제 연출의 신작 코미디 ‘커튼콜의 유령’이 10∼2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공연된다. 무대에 수시로 나타나 연극을 망쳐놓는 유령들과 그들의 훼방을 어떻게든 작품으로 승화시키려는 배우들의 갈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상황희극이다.

1950년 연극 ‘판도라의 화실’ 공연이 한창인 당대의 국립극장 부민관이 배경이다. 매력적인 청년 화가 세실과 두 귀족부인의 삼각관계를 담은 극중극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지는 커튼콜의 순간, 낯선 남녀로 모습을 바꾼 유령들이 무대에 나타난다. 이후 유령과 배우 양측은 끈질긴 무대 쟁탈전을 벌이다 서로를 이해하며 정이 들게 된다는 줄거리다.

연극 ‘흉가에 볕들어라’ ‘설공찬전’ 등에서 귀신들을 등장시킨 이해제는 이번에도 전공을 살려 인간미 넘치는 유령들을 내세워 또 하나의 판타지를 선사한다.

‘선덕여왕’ ‘웃음의 대학’의 엄효섭과 ‘오빠가 돌아왔다’의 황영희가 남녀 유령 배우로, ‘클로져’의 진경과 ‘엄마들의 수다’의 김로사가 귀족부인으로 무대에 올라 반복되는 커튼콜마다 즉흥연기를 쏟아낸다. 10∼2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문의:1577-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