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부사장급 이하 임원승진 인사는 이건희 회장의 예고처럼 ‘젊은 조직론’을 이끌기 위해 파격적으로 단행됐다.
승진 규모가 490명으로 사상 최대, 역대 사상이라던 지난해 280명과 비교해도 엄청난 숫자다. 상무 직함으로 처음 임원이 된 사람만 318명에 달한다. 특히 그룹 사상 처음으로 오너를 제외하고 30대 임원이 3명이나 탄생했다.
삼성전자 양준호(39) 수석과 문성우(39) 부장, 이민혁(38) 수석으로 각각 TV 디자인, 물류 시스템, 스마트폰 디자인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구개발(R&D) 인력의 대거 승진 및 정규 승진 연한에 비해 2년 이상 빠른 ‘대발탁자’가 12명이나 돼 이 회장이 강조한 ‘젊은 피’ 수혈을 반영했다.
여성 임원도 7명이나 나왔다. 제일모직 이서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 김유미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삼성전자 송영란ㆍ박희선 부장, 삼성SDI 이지원 부장, 삼성SDS 김영주 부장, 삼성증권 이재경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맏사위’만 승진 못해
지난주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부진 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와 이 전무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도 부사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이로써 이 회장의 자녀와 사위 등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5명 중 4명이 올 인사에서 승진해 삼성그룹은 3세 경영체제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부진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는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해 이번 인사에서는 빠졌다.
이와 함께 해외 현지법인의 외국인 영업책임자들이 본사 정규임원으로 승진했고, 삼성그룹 내에서 ‘그룹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도 승진대상에 포함됐다.
[사진설명] 이서현(오른쪽)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과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